放学等我 (방과후에 기다려) 소설 번역

방과후에 기다려 소설 10화 [유환, 너 열 나.]

움_움 2024. 11. 15. 20:11

 
 
 
 
 
 

 
 
 https://www.jjwxc.net/onebook.php?novelid=5555568&chapterid=10
 
 
 
 
사방이 한동안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아니, 우등생."
 
왕루안이 제일 먼저 정신을 차렸다. 그의 눈빛은 두 사람 사이에서 눈을 깜박이며 재밌다는 듯 말했다.
 
"우리 학교 넌 엄청 미인인 여자도 거절했으면서 왜 굳이 유환을 추가하려고 해? 정말 약속이라도 한 거야?

진경심은 그를 한 번 쳐다보며 말했다.
 
"약속?"

왕루안이 다시 물어보려고 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움직였다.

유환은 다시 힘을 내어, 자신의 옷을 그의 손에서 빼냈다.

"네 엄마나 추가해. 몇 번 말하지만, 나는..."
 
유환은 중간에 말을 끊고 이를 갈며 말했다.
 
"꺼져, 다시는 귀찮게 하지 마."

왕루안은 방금 형제가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던 참이었지만 그가 뒤를 돌아보았을 땐, 그는 다시 깜짝 놀랐다.

귀는 왜 빨개진거지?

하늘이 조금 어두워졌다. 왕루안이 다시 자세히 보려고 했을 때, 유환은 이미 떠났었다.
자전거가 옆을 스치고 그의 잘생긴 뒷모습은 약간 당황스러워 보였다.
 
...
 
집으로 돌아와, 유환은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을 들고 두 번 두드렸다.

그가 1년 넘게 차단한 단톡방은 현재 위챗 맨 위에 있었고, 메세지 수도 이미 99이상에 이르렀다.
단톡방은 주오관이 운영했고, 선생님을 귀찮게 하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이 안에 있었다.그리고 유환은 절반 이상, 그들을 알지 못했다.

이때, 주오관의 반 학생들 몇명이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교1등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내가 보기에 유환은 걔 엄청 싫어하는 것 같던데.]

[그럴리가. 아까 돈도 뺏길 뻔 한 거 도와주기까지 했는데 싫어할 리가 없잖아?] 
 
[근데 그 우등생이 위챗 친구추가 요청했을 때 거절했잖아. 게다가 걔네 부모님 안부까지 물어보고.]

유환의 눈꺼풀이 떨렸다. 그는 자신의 옷을 잡았을 때, 진경심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러브레터를 건네줄 때와 똑같다.

젠장. 그자식은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자각도 안 하나?
 
보통 동성애자는 숨기고 싶어하지 않아?
 
근데 매일 공작새 처럼 꼬리 펼치고 다니는 건 대체 무슨 뜻이야?

유환은 눈을 감고 귀를 비비었다.
 
방금 너무 빨리 갔어. 진경심의 눈을 주먹으로 때렸어야 했는데.

유환은 손가락을 움직여, 쓰레기 같은 단톡방을 나갔다. 위챗 메인 화면으로 돌아왔을 때, 친구란에 갑자기 '빨간색 1'이 하나 나타났다.
그는 무심코 열어보았다. 새로운 친구 신청이었다. 신청자는 초기 프로필 사진이었다. 간단한 회백색 인물 실루엣은 마치 새로 만든 계정처럼 보였다.

[s님이 당신에게 친구 요청을 보냈습니다: 나야, 진경심.]

[출처: '장원징'님이 상대방을 공유했습니다.]
 
유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갑자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거절을 하고, 스크린샷을 찍어서, 장원징에게 보냈다.

[-: ?]
 
[장원징: 헤헤. 내가 네 위챗 계정 공유 해주겠다니까, 진경심이 바로 나를 추가했어.]

[장원징: 우등생이 벌써 친추했는데, 그냥 추가해주는 게 어때?]

[-: 추가 안 해.]

[장원징: 오, 마음대로 해, 어쨌든 난 위챗 친구 했으니까. 나중에 걔 속여서 시험지 답안 받아내면 너도 특별히 보여줄게~]
 
유환은 그제서야 자신의 교복 주머니에 시험지 사본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가 일어나서 꺼내는데, 시험지가 가엾게 구겨져 있었다.

그는 이것을 2초 동안 쳐다보다가 아주 가볍게 혀를 차더니, 그것을 집어 방 안으로 들어가 책상 아래 세 번째 서랍을 열고, 대충 그것을 펼쳐 안으로 던져 넣었다.
시험지는 두 번 정도 뒤척이다가, 마지막에 분홍색 봉투 위에 평온하게 누웠다.
 
유환은 아무렇지 않게 만두 한 그릇을 끓여서, 막 두 입 먹었을 때, 8시 정각에 핸드폰이 또 켜졌다.

[s님이 당신에게 친구 요청을 보냈습니다: 나야, 진경심.]
[-님 거절, 거절 이유: 꺼져.]

9시, 유환은 샤워를 하고 있었다.
[S:  나야, 진경심.]

알람 맞춰 놓은 거 맞지?
유환은 수건으로 손을 닦고 거절했다.

10시, 유환은 탐욕스럼 뱀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S:  나야, 진경심.]

11시, 유환은 백 게임을 끝냈다.
[S:  나야, 진경심.]

12시, 유환은 참지 못하고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다가, 친구 요청이 뜨는 순간 동의를 눌렀다.

오기만 해.

유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와 진경심의 빈 대화창을 응시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지 두고보자.
 
10분이 지났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20분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었다.
30분이 지났지만 아무 소식도 없었다.

...

1시간 후, 유환은 진경심의 텅 빈 대화 상자를 보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프로필을 열어, 차단했다.
 
...

한밤중, 유환은 한바탕 소리에 눈을 떴다.
방금 튀어나온 졸음은 한순간에 사라졌고, 그는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봤다. 3시 반. 닭도 일어나지 않았다.

방 밖에서 또 쿵쿵거리는 소리가 났다.

유환은 싸늘한 표정으로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 뒤에서 그물 몇 개가 끊어진 배드민턴 라켓을 꺼냈다.
그는 조용히 방 문으로 걸어가, 문 손잡이를 잡았다.

"방금 전화 못 들었어, 방금 집에 도착했는데, 그 게임, 나한테 돈 걸었어? 뭘 걸지... 내가 너한테 말했잖아? 2대1로 1만 위안 사. 내기 걸면 돈 줄게. 내가 못 갚을 거 같아?"
 
유카이밍의 목소리는 마치 무방비 상태에서 시작된 전기 드릴처럼 문틈을 통해 들려왔다.
 
"어느 방송국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어......알겠어, 알겠어."

익숙한 소리를 듣고, 유환은 라켓을 제자리에 놔뒀다. 그의 안색은 오히려 더 싸늘해졌다.
2분 후, 밖에서 야구 경기 중계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환이 문을 열었을 때, 유카이밍은 맥주를 뜯고 있었고, 두 다리를 테이블 위에 대고, 편안하게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
텔레비전의 음량이 너무 작다고 생각해서, 유카이밍은 리모컨을 들고 10을 더 높였다.

유환은 문가에 기대어 말했다.
 
"귀머거리면 치료받으러 가."
 
유카이밍은 술을 마시는 동작을 멈추고 계속 볼륨을 높였다. 그는 소파에 손을 얹고 여전히 텔레비전을 응시했다.
 
"내 집에서 큰소리로 듣겠다는데. 시끄럽으면 네가 나가."

유환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와, 책상 위의 물건을 집어 들고, 외투를 잡고 돌아서서 집을 나섰다.

그는 문을 닫고, 전기 계량기 옆에 기대어 잠시 기다렸다. 안에서 ' 슛--'이 들려오는 순간, 손을 들어 전기를 내리고, 주머니 안 자물쇠를 꺼내 전기 계량기를 잠갔다.

유카이밍이 베란다에서 고개를 내밀었을 때, 마침 유환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는 얼굴을 붉히며 욕설을 퍼부었다.
 
"멍청한 놈! 유환! 돌아와, 이 개새끼야! 돌아오란 말 안 들려?"

어두운 밤, 소년의 모습은 여위었고, 한마디 대답도 귀찮아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

유환은 피시방에 가서 컴퓨터를 켜고, 두 시간 동안 잤다.
피시방은 작고, 유일한 빈 자리는 깨진 창문 쪽이었다.

그는 찬바람에 두 시간 동안 눈을 감았다. 주위에는 간헐적으로 담배 냄새가 풍기고, 옆 사람들은 전쟁처럼 게임을 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옆 자리 ktv 방송 소리보다 더 시끄러웠다.
유환은 잠에서 깼을 때, 머리가 어지러워, 차라리 밤을 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초봄의 아침은 쌀쌀했고, 하늘에는 가랑비가 내렸다.

피시방 사장님과 그는 오랜 지인이다.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 프런트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유환, 학교에 가? 왜 이렇게 얇게 입고 왔어? 오늘 쌀쌀할 줄 몰랐어? 밖에 비 오니까 우산을 들고 가."

"필요 없어요."

유환은 교복 지퍼를 잠그고, 몸을 돌려 빗속으로 걸어갔다.

진경심이 학교에 도착했을 때 교실에는 아직 사람이 몇 명 없었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사람을 보고, 고개를 들어 칠판 꼭대기에 있는 시계를 흘끗 보았다.
 
유환은 얼굴을 팔에 파묻고, 머리는 흐트러지고, 어깨는 호흡에 따라 살짝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미 여기서 오래 자고 있었던 것 같았다.
오늘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그의 몸에 있는 얇은 교복 외투는 오늘 날씨와 어울리지 않았다.

진경심은 책상에서 교과서를 꺼내, 아무렇게나 두 페이지 분량의 문장을 넘겼다.
한바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옆에 있던 사람이 움직여, 손가락을 교복의 넓은 소매 안으로 집어넣었다.

진경심은 일어나서 옆에 있는 창문을 가볍게 닫았다.

반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와서 평소에 지각하던 사람이 이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다들 조금 놀랐다.

"유환,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장원징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성변 했어?"

책상 가장자리에 늘어진 유환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말했다.
 
"응."

"많이 졸려? 너 어제 도둑질이라도 한 거야?"
 
왕루안은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
 
"쟤 원래 맨날 잠만 자지 않았어?"

"평소에는 얼굴은 좀 드러내는데, 오늘은 머리카락만 보이잖아."
 
장원징은 기지개를 펴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친친, 어제 수학 숙제 다했어?"
 
왕루안이 말했다.
 
"내가 썼어. 복사해 줄게."

"아니. 네 수학은 거절할게....."
 
장원징이 싫어하며 말했다.
 
"곧 아침 자습을 할 텐데, 빨리 네 자리로 돌아가."

"야, 네가 여동빈을 물어뜯는 개냐?"

유환은 사실 잠을 안 자고 있었지만, 머리가 무겁고 온몸에 힘이 없어서, 책상에 엎드려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주변의 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마지막에는 그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음절로 변해, 귓가에 떠다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앙팡진의 기운 넘치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왔다.
 
"몇몇 학생들은 학교 일찍 왔나보네. 아침내내 여기서 잤겠지만. 됐어, 자게 놔둬, 나중에 자기만 손해지."

잠시 후 그녀는 후회했다.
 
"여기 새로운 포인트, 다들 적어.....누가 교실 창문을 다 닫았어? 뒷줄의 학생들, 주변 창문 모두 열어. 실내 온도가 너무 편하니까, 누가 못 일어나잖아."

"제가 껐어요, 선생님." 
 
옆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추워서요."

주앙팡진은 의아해하며 진경심의 흰색 숏 패딩을 바라보았다.
 
"아......그래, 그럼 열지 마. 오늘 내가 말한 문제에서 틀린 문제 있으면 모두 돌아가서 풀이를 열 번씩 적고 내일까지 제출해. 제출하지 않은 학생은 다음 주 수학 시간에 칠판 앞에 서 있게 할 거야."

유환은 완전히 잠들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그의 귓가에 가볍게 두 번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의 관자놀이도 두 번 움찔했다.
 
왕루안의 목소리가 그의 머리 위로 흘러내려왔다.
 
"형제, 학교 끝났어. 너 하루 종일 잤으면서, 아직도 자고 있어? 우리 밥 먹으러 가자."

유환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고, 머리를 아주 살짝 흔들었다.

왕루안이 말했다.
 
"안 갈 거야?"
 
유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배고프지 않아? 길가에 마라탕 가게 생겼다고 들었는데, 오늘 날씨 춥잖아. 진짜 안 갈거야?"
 
왕루안이 말했다.
 
"그럼 나 혼자 갈게."

유환은 속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신경쓰기 귀찮았다.

왕루안은 떠나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유환의 옆사람을 흘끗 보았다.

학교가 끝났지만 진경심은 여전히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공부 하고 있었다.  그의 앉은 자세는 평소 수업보다 좀 더 느슨해졌고, 턱을 당긴 채, 눈빛은 차갑게 문제집 위로 떨어져 있었다.

역시 우등생이네.
 
왕루안는 생각했다.

"전교1등은 수업이 끝나고도 교실에 남아 문제를 풀고 있는데, 마치 다른 학생들을 죽이려고 작정한 것 같아 보였다."

반 학생들은 잇달아 떠났고, 교실에는 마지막 두 명만 남았다.

시험지를 손에 들고 진경심은 옆 사람을 훑어보았다. 옆 사람은 여전히 엎드려 있었고,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몸을 뒤로 젖히고 서랍에서 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두 문제를 풀었을 때, 그는 옆에 있는 사람이 거친 숨을 내쉬는 소리를 들었다.
진경심은 펜을 들고 잠시 멈췄다가 고개를 돌려 보니, 그제서야 유환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환은 자신이 잠을 잘 못자서 춥고 더운 느낌과, 목 아프고,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 거라 느꼈다.
찬 공기가 문틈 사이로 흘러들어와, 그는 추워서 몸이 움츠러들었고, 막 자세를 바꾸려던 자, 뒷목에 갑자기 따뜻한 촉감이 느껴졌다.

그는 그게 무엇인지 깨닫기도 전에, 그것이 갑자기 뒤집혀, 그의 피부를 덮었다.

남자의 손바닥은 넓고 뜨거웠으며, 쉽게 그의 뒷목 전체를 덮었다.
유환은 몸을 떨었고, 피부 전체가 저렸다.

그는 몸부림치며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사람을 흘끗 보았다.

진경심은 손을 그의 뒷목에 대고, 다른 한 손으로 핸드폰을 두드리며, 그의 시선을 느끼고, 눈을 살짝 위로 올렸다.
유환의 눈 밑은 이미 살짝 붉게 변했고, 눈꼬리 아래 점이 깔려 있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고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유환은 힘겹게 입을 움직였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 그의 목소리가 약간 쉬고, 힘도 없었다.

"너 씨발..."
 
유환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성희롱?"
 
"...."

진경심은 눈살을 찌푸리고, 입술을 일직선으로 오므린 후,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유환, 너 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