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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에 기다려 소설 7화 [내 러브레터 읽었어?]

움_움 2024. 11. 15. 19:53

 
 
 
 
 

 
 
 
 
 

 
 
 https://www.jjwxc.net/onebook.php?novelid=5555568&chapterid=7
 
 
다음날 유환은 예상대로 늦잠을 잤다.
그는 캔을 찌그러트리며, 느릿느릿 학교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속으로 어떻게 하면 학교 경비원과 무의미한 과정을 피할지 고민했다.

"개학한지 며칠 됐다고 이러는 거야. 어?"
 
후팡의 목소리는 근처 매점까지 들려왔다.
 
"개학하자마자 지각이라니! 나중에는 그냥 수업까지 빼먹을 생각이야?"

학교 입구에 남학생들이 줄 서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낯익은 얼굴이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몸을 굽힌 채 고개를 숙이고, 각자 다양한 자세로 기분나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은 아마도 개학 둘째 날부터 후팡이 직접 교문 앞까지 와서 지각하는 학생들을 잡을 줄은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무리의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은 단번에 돋보였다.
후팡은 욕을 하다 지쳐서, 손을 뒤로 하고 그 사람 앞으로 걸어갔고, 말투가 잠시 누그러졌다.
 
"경심아, 이번엔 무슨 일이야? 늦게 일어났니?"
 
그 꼿꼿한 모습을 보고, 유환은 또 그 불길한 편지를 떠올리며, 곧바로 얼굴을 굳힌 채 고개를 돌려 뒷문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진경심은 뭔가를 느낀 듯, 눈을 들어, 그를 똑바로 쳐다 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혔고, 유환은 마음이 좋지 않다고 느껴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유환."
 
진경심이 그를 불렀다.

계속 눈짓을 하며 친구를 빨리 도망치게 하려던 다른 학생들은 당황했다.
 
"?"
 
후팡은 민첩하게 뒤를 돌아봤다.
 
"?"
 
"......"

너 씨발, 일부러 그런 거지?

30분 후, 유환은 불운한 얼굴로 그 안에 합류했다. 그는 진경심도 쳐다보지 않고, 곧장 왼쪽 가장자리에 섰다.

줄은 키가 작은 사람부터 줄지어 서 있었다.
 
"내가 몇 번 말해야 할까?"
 
후팡은 진경심 옆을 가리키며 말했다.
 
"넌 거기 서 있어."
 
"......"

이 망할 강박증은 도대체 언제 고치려는 거야?

유환은 매우 꺼리며 마지못해 갔다.

"너 아까 도망가려고 했지?"
 
그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후팡은 계속해서 말했다.
 
"어제도 지각하고, 오늘 또 지각하고, 거기다 선생님한테 거짓말까지 하고! 네가 직접 말해봐, 너 진짜 학생 맞아?"

유환이 물었다.
 
"제가 언제 거짓말을 했는데요?"

"내가 너희 반 주 선생님에게 물어봤어. 너희 부모님은 그냥 밖에서 일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넌 어제 나한테 뭐라고 했어?"

"......"

"어떻게 그런 부도덕한 말을 할 수 있어? 내 생각엔 넌 진짜 글렀어."
 
후팡이 말했다.
 
"너희 주 선생님은 나서서 널 돌봐주려고 하시지만 난 너 같은 학생이랑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피곤해!"

유환은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그 순간 옆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미친 듯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에게 암시했다.

형, 말하면 오전 내내 여기 서 있어야 해.

유환은 속으로 한며, 눈을 돌리고 입을 다물었다.

오랫동안 계속 말을 했더니, 후팡은 조금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그는 보온병을 열어 한 모금 마셨고, 그 김에 손목시계의 시간을 보았다.

"똑바로 서! 허세 부리지 말고, 젊은 애들이 힘도 제대로 못 써!"

후팡은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경심아, 넌 먼저 교실로 돌아가라, 이러다 1교시 수업 놓치겠어. 다음에는 잘 확인하고 늦으면 안 돼."

"아, 교감쌤. 뭔가 잘못 됐는데요? 왜 다 같이 지각한 건데 왜 쟤만 가고 우리만 여기 서 있어야 해요?"
 
중간에 서 있는 남학생이 입을 열었다.
 
"이건 불공평해요."

남자 이름은 주오관이고, 옆반 8반 학생이었다.
 
후팡의 눈에는 복잡하고 골치 아픈 존재였다.
유환 역시 문란한 학생이었지만 평소 주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진 않고, 수업을 빼먹거나 자는 그런 사소한 일들 뿐이라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오관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주 앞장서서 고3 학생들, 또는 옆 학교  싸우며 큰 소란을 일으켰다. 하필이면 집안끼리도 인연이 좀 있는데, 듣기로는 교장선생님의 먼 친척이라, 항상 큰일이 생기면 대충 무시하고 넘겼다.

주오관은 말을 마치고 무의식적으로 같은 무리에 섞인 친구한테 찾아갔다.
 
" 맞지, 유환?"

유환이 말했다.
 
"난 상관없어."

가능하다면, 그는 진경심이 떠나길 바랬다.
 
"......"

후팡이 막 발작을 일으키려 했을 때, 진경심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 아니요, 선생님. 저도 벌 받고 싶어요."

후팡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주오관 앞에 서서 말했다.
 
"공정? 너의 과목 성적을 다 합쳐도 이 친구의 한 과목 점수도 안 나와. 그런데 네가 지금 공평이란 말을 나한테 할 자격이 있어?"

후팡은 목표를 옮겨, 주오관 앞에 서서 한참을 잔소리 했다. 유환은 옆에서 듣고 있자니 잠이 왔다.
후팡은 이쪽을 보고 있지 않았고, 유환은 아예 벽에 기대어 나른하게 하품을 했다.

불쾌한 냄새가 갑자기 그의 쪽으로 다가갔다.
 
"내 러브레터 봤어?"
 
진경심은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

뻔뻔하게 감히 그 얘기를 왜 꺼내?
그것도 학교 정문, 교감 앞에서??

유환은 고개를 들지 않고 악랄한 어조로 말했다.
 
"찢었어."
 
"응."
 
진경심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래서 어젯밤에 다시 적었어."
 
"?"

유환은 똑바로 서서, 그가 물건을 꺼내기 전에 재빠르게 그의 손목을 잡고, 그의 움직임을 제지했다.

유환의 손바닥이 약간 차가워졌고, 진경심은 그를 흘끗 보고, 동작을 멈췄다.

"너 사람 말 못 알아들어?"
 
유환은 이를 갈며 말했다.
 
"내가 남자 안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유환! 뭐하는 거야?"

움직임을 듣고, 후팡은 서둘러 다가와, 놀라서 말했다.
 
"다른 사람의 손 잡고 뭐하는 거야? 빨리 놔줘!"

유환이 어떻게 감히 그의 손을 놓을 수 있을까. 만일 그가 손을 놓아줬을 때 진경심이 분홍색 봉투를 꺼낸다면그땐 누가 책임질까?

"저," 
 
유환은 그의 손을 꽉 잡으며 한참 지나서야 말했다.
 
"손이 차가워서요."
 
후팡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손이 차가우면 네 주머니에 넣어. 반 친구들을 방해하지 말고."

"......"

유환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그는 진경심의 손목을 움켜잡은 채, 몸이 약간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하던 찰나, 그의 손에 잡힌 사람이 갑자기 힘을 썼고, 유환은 뜻밖에도 그를 제지하지 못했다. 진경심이 자시 손을 내밀었을 때 유환은 심장이 뛰었지만 다행히 그는 아무것도 꺼내지 않았다.

유환은 마치 누군가와 싸운 것처럼 지쳤고 그의 손을 놓아주었다.

후팡은 몇 가지 단서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희들 방금 무슨 말 하고 있었어? 무슨 남자? 무슨 책?"

이건 또 무슨 악마같은 청력이야?

유환이 말했다.
 
"그냥 남자인 저한테 맞는 지도서를 추천했을 뿐이에요."

진경심은 눈꺼풀을 꿈틀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어떤 지도서가 이렇게 성차별적이야? 게다가, 네가 지도서를 읽어?"
 
후팡은 의심스럽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한테 어떤 지도서를 추천했는지, 나한테 말해봐."
 
유환이 말했다.
 
"초보는 수학을 어디서 부터 시작하는가, 멍청한 새가 먼저 난다, ...중학교 수학 지식 포인트 정리."
 
"?"

후팡은 정말 지도서 얘기를 했을 줄은 몰랐다.
그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이 책들..... 확실히 너한테 잘 맞겠네, 괜찮아."

유환의 입에서 욕설이 나올 뻔 했지만 그는 참았다.
 
진경심이 있어서, 후팡은 그들이 너무 오래 벌하지는 않았고, 첫 수업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손을 흔들었다.

문제가 있는 학생들은 함께 모여서 들어갔다. 이 나이 때 남학생들은 아직 아직 단체로 벌을 받는 게 체면이 서지 않아 일부러 소란스럽게 해서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 밖을 내다보게 만들었다.

유환은 시끄러워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주오관이 바짝 따라와 물었다.
 
"유환, 너희 반 모범생은 왜 저렇게 빨리 가? 수업 때문에?

유환은 그를 무시했다.

주오관은 그의 얼굴을 흘끗 보았다.
 
"젠장. 진짜 조만간 쟤 교육 좀 시키고 싶네. 쟤때문에 그 호랑이 쌤한테 잔소리나 더 들었잖아. 야, 너도 쟤 싫지? 아니면 우리......"

앞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고, 주오관도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멈춰 섰다.
그가 또 다른 말을 하려고 했는데 유환은 고개를 돌려, 차갑게 그를 쳐다봤다.

유환은 원래 키가 컸는데, 그보다 두 계단 더 높이 서 있었고, 그의 가라앉은 눈빛에는 무자비함과 위협이 보였지만 순식간에 사라졌다.
주오관은 마치 제자리에 못 박힌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잠시후 유환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말했지."
 
"뭐..."

"우리 반 애들 건들이지 말라고."

그 한 마디는 그가 기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았지만 동시에 경고하는 것 같았다.
유환은 몸을 돌려 떠났다. 그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보이자 주오관은 정신을 차리고 작은 목소리로 "젠장."이라고 말했다.
 
...
 
유환은 4층으로 올라가 계단 입구에서 낯익은 편지지 한 장을 손에 쥔 채 서 있는 진경심을 발견했다.

설마 아직 안 끝났어?

아니나 다를까. 유환이 막 위층으로 올라갔을 때, 그의 냉담한 목소리가 또 들렸다.

"유환."

유환은 참지 못하고, 돌아서서 그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내가 널 못 때릴 거라 생각해? ..."

진경심은 그가 붙잡게 놔두고, 한 손으로 손에 든 편지지를 펼쳐 그의 눈앞에 갖다 댔다.

유환은 경계심을 갖고 읽었다.

「《쉽게 물리를 배우다》 , 《중학교 필수 문제》 , 《초등학생도 외 울 수 있는 영어사전》 ......」

진경심심은 표정 하나 안 바뀌고 그에게 말했다.
 
"이건 어제 내가 다시 고른 지도서야."
 
"......"

"너한테 적합해."
 
진경심은 적절한 말을 찾으려는 듯 잠시 말을 멈추다가 이어서 말했다.
 
"기초 지식 없는 사람들을 위한 거야."
 
"....."

"너한테 도움이 되길 바래."
 
"......"

-

유환은 하루종일 앞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누군가는 키가 너무 커서, 그가 고개를 들면 뒤통수를 때릴 것 같았다.

"이 망할 게임 질리지도 않아?"
 
왕루안은 한 손으로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말했다.
 
"너 하루 종일 놀았지."
 
"남의 사생활에 관심꺼라."

마지막 수업의 종소리가 울리자, 주앙팡진은 물리 선생님이 떠나는 발 걸음에 맞춰 제시간에 들어왔다.

왕루안은 즉시 말했다.
 
"게임 그만해. 주 선생님 오셨어."

"건들지 마."
 
유환이 말했다.
 
"중요한 순간이야."
 
"......"

다행히도 주앙팡진은 이 부분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컴퓨터로 달려가 USB 메모리 안의 파일을 열었다.
 
"하교 전에 먼저 너희 자리부터 바꿀거야."

새로운 좌석 배치도가 화면 스크린에 나타났다.

"젠장, 자리 바꾼다니. 유환, 우리 둘의 인연도 너무 빨리 끝난 거 같아."
 
왕루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젠장, 내가 왜 징계위원회랑 같이 앉아야해! 이거 주 선생님이 일부러 그런 거 맞지? 넌 누구랑 앉는지 한 번 볼까. 젠장! 유환! 네 짝꿍 좀 봐!"

유환은 게임을 일시 중지하고, 참지 못 하고 고개를 들었다.
 
"너 귀찮, 아..."

그는 네번째 줄에 있는 사람이 일어서는 것을 보고 갑자기 말을 멈췄다.
 
학급 전체는 여전히 머리를 쭉 뻗고 새로운 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단 한 사람만 책을 안고 일어나 교실 뒤쪽으로 걸어갔다.

왕루안의 책상은 너무 어수선했고 한쪽 구석만 깨끗했다. 진경심은 책을 그 구석진 자리에 놓고, 말없이 왕루안을 쳐다봤다.

왕푸안은 마음으로 기도했다.
 
"우등생, 잠시만. 내가 바로 정리할게..."

유환은 손을 내밀어 왕루안의 구겨진 교과서를 눌렀다.

"뭐야?"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진경심을 바라보았다.

진경심이 말했다.
 
"네가 말했잖아."

왕루안은 중간에 끼어 좌우를 보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유환이 말했다.
 
"내가 뭐라고 했는데? 말해."
 
진경심이 말했다.
 
"보고 싶으면 가까이 와서 앉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