放学等我 (방과후에 기다려) 소설 번역

방과후에 기다려 소설 6화 [나는 이 편지를 써서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했어.]

움_움 2024. 11. 1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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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나는 이 편지를 써서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했어.]
 
 
 
"....."

죽은 듯이 조용한 침묵.

시원한 바람이 커튼을 걷어냈고, 책상 위에 던져진 핸드폰에서 진동이 두 번 울리고 나서야, 유환은 충격에서 벗어났다.
그는 진경심을 오랫동안 쳐다봤다.

진경심의 표정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만약 그 바보 같은 러브레터가 그의 손가락 아래에 눌려 있지 않았다면, 유환은 방금 전 자신이 환청을 들었다고 의심했을 것이다.

말없이 한참을 교착상태에 빠졌다. 유환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풀었다, 몇 번을 반복한 후에, 그는 다시 앉았다.

핸드폰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그는 손을 뻗어 핸드폰을 음소거하고 나서야 말했다.
 
" ......너 어디 아파? 나 남자야."

진경심은 편지를 책상 위에 두고 똑바로 서서 말했다.
 
"알아."

"넌 알면서..."
 
유환은 잠시 말을 멈췄다.
 
"너 게이야?"

진경심은 눈을 내리깔고 잠시 침묵을 지키다 다시 그의 목에서 차가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응."
 
"......"

진경심이 물었다.
 
"넌 동성애 싫어?"
 
".....아니.”
 
잠시 후, 유환은 창 밖을 내다보며 재빠르게 말했다.
 
"하지만 난 아니야, 난 여자 좋아해."

"좋아하는 여자 있어?"

유환은 처음으로 남자한테 고백을 받고 머리가 좀 어지러웠는데, 그 말을 듣고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

말을 마치고 다시 정신을 차린 그는, 방금 그 말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말하려고 했더.
 
"너-"

"그럼 네가 여자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아."
 
"?"

무슨 개소리야?

"어쨌든 나는 동성애자도 아니고, 너랑 더는 할 얘기도 없으니까..."
 
유환은 마지막 말을 더는 잇지 못했다. 너무 이상했다.
그는 책상 위에 반나절 동안 놓여있던 러브레터를 집어들고, 폭탄을 들듯이 진경심 앞으로 내밀었다. 
 
"이거, 빨리 가져가."

진경심은 받지 않았다.

유환은 그 가시같은 편지를 십여초 동안 들고, 문득 자신이 바보 같다고 느껴졌다.

"안 받아? 안 그럼 찢는다."

진경심은 그의 귓바퀴를 잠시 쳐다보다가 말했다.
 
"찢어.어차피 이번 건 몇 번 수정을 했는데도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어."

유환은 심호흡을 하고, 사람을 때리는 충동을 참으며, 고개를 숙여 진경심의 주머니를 찾아, 편지를 다시 집어넣으려고 했다.

"유환!" 익숙한 큰 목소리가 3층 복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유환은 진경심의 옷에 닿기도 전에, 소리를 듣고 그의 떨리는 손이 공중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밖에 있는 그림자가 교실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을 보고, 유환은 황급히 자신의 주머니에 편지를 쑤셔 넣었다.

동시에, 왕루안이 문밖으로 들어왔다.
 
"유환, 내가 메시지 보냈는데 왜 답장을 안 해-"

안의 상황을 확인한 왕루안은 깜짝 놀랐다.
 
"뭐해?"

"왜 또 왔어?"
 
유환은 고개를 돌려, 짜증스럽게 물었다.

"숙제를 교실에 두고 와서 다시 돌아왔더니 마침 후팡이 화장실에 가는 거 보고, 숙제 가져가는 김에 너도 도망가라고 말하려고 왔지..."
 
왕루안은 그를 잠시 쳐다보다가 놀라서 물었다.
 
"너 귀가 왜 이렇게 빨개?"

"?" 
 
유환은 귀를 막고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잘못 봤어."

"진짜야!"
 
왕루안은 문득 자신이 문에 들어왔을 때 본 장면이 떠올랐다. 두 사람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가까이 붙어서 곧 싸울 것 같았다.
그는 진경심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너 설마 내 친구 귀 꼬집었어?"

유환은 주머니 안에서 아무거나 꺼내 왕루안의 입에 넣고 싶었다.

진경심은 그를 훑어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는 왕루안의 눈에는 묵인하는 것과 같았다. 그가 계속 물어보려던 순간 유환이 옷을 붙잡고 뒤로 끌어당겼다.

이때 책가방 안의 핸드폰이 몇 번 진동을 울렸고, 이어서 전화가 걸려왔다.

진경심은 신경 쓰지 않고 손가락으로 책가방을 메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너에게 관심이 갔어."
 
"......"

"?"

"운동회 때, 네가 하는 종목 봤어"
 
"?"
 
"???"

"진심이야."
 
진경심은 손을 옆구리에 늘어뜨리며 말했다.
 
"잘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후팡은 화장실에 오래 있었고 유환은 마침내 학교를 떠났다.

그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주위의 학우들은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옆으로 물러났다.
왕루안은 그를 몇 번 쳐다보다, 마침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진경심이 방금 한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지 않아...?"

"아니."

"그래?"
 
왕루안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걔가 왜 너를 찾아온거야?"
 
유환의 표정이 더 역겨워졌다. 그는 입술을 오므리고, 한참 동안 입을 열지 않던 그가 잠시후 말했다.

"......싸우자고."
 
"?"

왕루안은 혼란스러워졌다.
 
"근데 쟤가 너 1학년 때 부터 알고 있었다는데..."

"내가 고1 때 부터 마음에 안 들었나보지."

 
"근데 운동회 때도 너 경기 뛰는 거 봤다는데..."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어서."

"그럼 너한테 진지하게 생각해 달라고 한 건..."

"언제 싸울지 생각 해보라고."
 
"....."

이상한데 또 일리가 있었다. 결국 그는 두 사람 사이에 또 무슨 일 이 있었는지 더 생각할 수 없었다.
왕루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다.
 
"그럼 마지막에 너희들 서로 합의는 한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

그들은 슈퍼마켓을 지나가다, 왕루안은 집에 몰래 숨긴 간식이 거의 다 먹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들어가서 사올게."
 
유환은 문 밖에 서서 기다렸다.

저녁 무렵은 쌀쌀했다. 한 쌍의 커플이 그의 앞을 지나갔고, 여자는 남자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유환은 주머니 속의 편지를 움켜쥐더니 갑자기 담배를 피우고 싶어졌다.
그는 사실 담배를 끊으려고, 최근 3일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보였다. 그러니 진경심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유환은 한숨을 내쉬었고 고개를 돌리니 구석의 쓰레기통을 보았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쓰레기통 옆으로 가서, 두 손가락으로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쓰레기통 위에 매달았다.
바람이 불어오자 봉투가 흔들렸다.

2초 후, 그는 가볍게 혀를 차며 다시 손을 뗐다.

"그거 뭐야! 러브레터?"

유환이 재빨리 움직였다. 왕루안이 달려올 때, 편지는 이미 그의 주머니로 돌아왔다.

왕루안은 비닐봉지를 들고 말했다.
 
"누가 줬어? 방금? 내가 왜 못 봤지?"

유환은 앞으로 걸어갔다.
 
"네가 잘못 봤어."

"말도 안 돼, 내 시력은 5.2라고!"
 
왕루안은 문득 큰 깨달음을 얻었다.
 
"알았다, 분명 네가 반성문 쓸 때 맞지? 어쩐지 그래서 네 귀가 빨개졌구나."

왕루안은 아주 오래 전부터 유환과 친했다.

유환은 항상 차분했고, 수천 명의 사람들 앞에 서서 반성문을 읽을 때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항상 쿨한 모습을 보였다.
왕루안은 그가 하늘도 땅도 두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떤 여자가 유환에게 고백하기 전까지.

그때 왕루안은 처음으로 유환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았다.

평소 싸울 때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귓바퀴가 빨개진 채 키 150cm 어린 소녀에게 미안하다고 거절하면서, 감히 다른 사람 눈을 쳐다보지도 못한다니.

왕루안은 항상 멋지고 강해보이던 형제가, 사실은 천하무적 순진한 남고생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다 끝났으면 간다."
 
갈림길에 다다랐을 때, 유환은 몸을 돌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떠났다.

-

유환은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 위층에서 땡땡땡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저렴한 주거용 건물이라 방음이 잘 안되는 것에 익숙해진 그는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얼굴의 상처은 조금 옅어져, 아마 며칠만 더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았다.

못생겼어.

유환은 수건으로 얼굴을 세게 문질렀고, 상처가 아플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화장실에서 나와 슬리퍼를 끌고 라면 들고 포장을 뜯으려는 순간 갑자기 문에서 두 번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 두 소리가 마치 그의 관자놀이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유환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얼굴의 나른함은 사라지고, 눈빛은 냉담함과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

그는 문틈 아래의 검은 그림자를 응시하고 잠시 기다렸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
 
유환은 라면을 놓고 몸을 돌려 문을 열었다.

그는 문고리를 잡고, 아주 살짝 열어, 눈을 가늘게 뜨고 문밖을 바라보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유환은 눈살을 찌푸리고, 막 문을 닫으려던 순간 검고 작은 머리가 살짝 보였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앞에 있는 어린 소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아이는 방금 이사 온 그 집 아이인데, 어제 아래층에서 만난 그 아이였다. 아이는 머리를 양갈래로 땋았고, 얼굴은  통통했다.

유환의 표정이 너무 사나워서, 어린 소녀는 소심하게 눈썹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큰 놈과 작은 놈이 잠시 서로를 마주 보았다.

"뭐해?"
 
유환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방금 그 감정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말투는 여전히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
어린 소녀가 몸을 떨었다.

떨고 있네.

"......"

유환은 한숨을 내쉬며 쪼그려 앉아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해."

어린 소녀는 손에 자기 얼굴보다 큰 비닐봉지를 들고 용기 내며 말했다.
 
"엄마가 어제 집 청소한다고 시끄러웠는데 오늘 밤은 안 할 거라고 만두 나눠주고 오래요.... 오빠, 화내지 마세요."

"알았어."
 
유환은 봉지를 흘끗 보았다.
 
"만두는 가져가, 난 필요없어."

어린 소녀는 움직이지 않고 서서 그를 쳐다봤다.

유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못 알아들었어?"
 
어린 소녀는 만두를 안고 또 떨었다.

"......"

잠시 후, 유환은 비닐봉지를 들고 방으로 돌아와, 만두를 냉장고에 넣고, 다시 고개를 돌려 라면을 끓이러 갔다.

위층에 사는 그 가족이 말한 대로 더이상 시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유은환은 새벽 2시까지 잠을 못 잤는데, 개학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요 며칠 잠을 잘 못 잤다.

그는 머리를 한 움큼 잡고 몸부림치는 것을 포기하고 일어나 물을 마시러 거실로 갔다.
그는 물병 옆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유환의 물을 붓는 동작이 잠시 멈췄다.

그는 샤워하기 전에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모두 식탁에 올려두는 습관이 있었는데, 식탁 위에는 열쇠, 학교 식권, 잔돈, 분홍색 봉투가 어수선하게 놓여 있었다.

유환은 그 물건들을 잠시 쳐다보다가, 물컵을 들고 떠났다.
잠시 후, 그는 또 멍한 얼굴로 몸을 돌려, 물건 더미에서 봉투를 꺼내고,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

유환은 전에도 러브레터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는 매번 거절하고 그 자리에서 돌려주었다. 하지만 편지를 받고 집까지 가져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손에 든 봉투를 바라보다가 문득 진경심의 너무 단정한 교복과 장원징을 거절할 때 그의 비인간적인 태도를 떠올렸다.

그는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적었는지 궁금해서 보고싶었다.

유환은 한 손으로 머리 뒤쪽을 받치고, 나른하게 등을 대고 누워 아무렇지 않게 봉투의 입구를 열었다.
이 러브레터의 봉투와 스티커는 모두 화려하지만, 안에는 방과 후에 진경심이 교실에서 쓴 평범한 편지지 한 장이 있었다.

"......"

진작 알았으면 그때 떠났을 텐데.

진경심의 글씨는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가늘고, 깔끔하면서도 약간의 엉성함이 느껴졌다.
유환은 편지지를 집어 들고 처음부터 읽어 봤다.

[2학년 7반 유환에게.]

[안녕.]

[난 2학년 7반 진경심이야.]

편지에는 진한 글씨와 옅은 두 가지 필체가 있었는데, 진한 건 아마 학교가 끝나고 그때 추가한 것 같아 보였다.
'2학년 7반'의 '7'은 원래 '1'로 적었는데, 짙은 색 필체가 한 획을 더해 '7'이 되어 있었다.

[너는 나를 기억힐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국기 게양식에서 몇 번 만난 적 있었어.]

[고등학교 1학년, 처음으로 국기 게양식에 참여했을 때 너는 연단에서 반성문을 거꾸로 들고 말하는 네 모습이 그날 내 머릿속 깊이 새겨졌어. ]

[그때부터, 나는 네게 관심이 갔어.]

[언제부턴가 전교 등수가 나오면 나는 제일 마지막 부분에 관심이 갔어. 가끔 7반을 지나갈 때면, 나도 모르게 자고 있는 네 뒷 모습을 바라봤어. 수업 시간에도 참지 못하고 창밖을 내다보며 운동장에서 선생님에게 벌을 받아 도망치던 네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어.]

[어느새, 너에 대해 관심을 가진지 1년이 지나갔어. 그리고 넌 어느날 시험에서 네  성적 순위가 한 단계 오른 것을 발견했고, 나는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했어. 그리고 나는 너에 대한 감정을 깨달았어.]

[그래서 나는 이 편지를 써서 너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기로 결정했어.]

이 다음은 , 모두 짙은 색의 필체였다.

[하지만 지난 학기 기말고사 때, 넌 다시 꼴찌로 돌아왔어. 하지만 나는 네가 공부에 재능이 있다고 믿고 있어. 특히 수학. 수학  9점은 보통 사람은 쉽게 안 나오는 점수잖아.]

[그래서 나는 네가 조금만 노력하면, 반드시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다음은 내가 추천하는 문제풀이 과정과 문제집이야.]

[《초보는 수학을 어디서 부터 시작하는가》 , 《 멍청한 새가 먼저 난다 》, 《중학교 수학 지식 포인트 정리》]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 시험에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래.]

[진경심.]

"?"

"......"

씨발.

중국어 110점 받을만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