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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내 러브레터를 받아줄래.]
"아니."
흔들림 없는 두 글자가 창밖을 통해 들려왔다.
"봐, 내가 말했잖아."
왕루안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유환은 그를 무시하고, 다시 의자를 끌어당겨 팔짱을 끼고 몸을 뒤로 젖혀 앉았다.
장원징은 입을 삐죽 내밀고 아쉬운 듯 말했다.
"여자친구 생겼어?"
"아니."
"그럼 왜 안 돼? 연애하고 싶지 않아?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 있어?"
장원징은 그의 교복을 보고 추측했다.
"아니면, 성적 떨어질까봐 그래?"
"아니."
진경심이 말했다.
"그냥 너한테 호감이 없어서."
"......"
"......"
왕루안은 전교1등의 냉혹한 옆모습을 보며, 그에게 부정행위를 도와 달라고 부탁할 생각을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웠다.
"젠장,우등생 말이 너무 직설적이지 않아?"
유환은 전혀 놀랍지 않은 듯 라이터를 가지고 놀았다.
딱 봐도 매 맞기 좋은 얼굴인데 말하는 것도 당연히 그렇겠지.
장원징은 2초 정도 좌절을 맛보다 말했다.
"알아. 괜찮아. 그냥 잠깐 나한테 마음이 없는 거잖아. 우리 어차피 1년 넘게 같은 반에 있을 건데 나랑 천천히 시작하면 돼. 나 인내심 있어. 사실 나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너를 지켜봤어. 체육대회 때 네 종목을 보러 갔었는데, 이번 학기에 네가 우리 반으로올 줄은 몰랐거든......"
드디어 진경심의 표정에 조금의 변화가 생겼다. 그는 아주 살짝 눈썹을 치켜들고, 무슨 생각이라도 하는 듯 그녀를 2초 동안 쳐다보았다.
마침내 그가 물었다.
"우리 같은 반이야?"
"......"
장원징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오늘 하루 종일 네 앞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진경심은 잠시 생각하다가 그녀에게 말했다.
"미안, 기억이 안 나."
"너 장님이야? 나 오늘 하루 종일 뒤돌아서 너 본다고 머리가 깨질 뻔 했는데, 지금 기억이 없다고 말했어?"
장원징의 얼굴은 이미 굳었고, 그녀가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하려던 참에, 갑작스러운 수업 종소리에 중단되었다.
진경심도 종소리를 듣고 그는 운동장 방향을 흘끗 쳐다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
"더 할 말 있어?"
"응."
장원징은 침착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 친구하자. 위챗 추가 할래?"
"없어."
" .....뭐?"
"위챗 없어."
진경심은 떠났고, 장원징은 그 자리에 서서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왕루안은 만족스럽게 보고 막 퇴장하려고 했을 때, 장원징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곧장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왕루안! 네가 말해봐!"
장원징은 창밖에 서서 손을 내밀어 왕루안의 옷을 잡고 말했다.
"나 안 예뻐?"
"예뻐! 예뻐! 예뻐!"
왕루안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진경심은 무슨 근거로 날 이런 취급 하는 거지?"
왕루안이 물었다.
"근데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진작에 봤지. 너희들 얼마나 피웠어? 냄새나 죽겠어."
장원징은 그를 풀어주고, 아까부터 입을 열지 않은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유환, 나 예뻐?"
유환이 말했다.
"됐어."
장원징은 웃으며 한 손을 창턱에 기대며 말했다.
"자세히 못 봤는데, 오늘 네 얼굴은 정말 멋지네."
왕루안이 말했다.
"모르는 소리 하지 마. 이건 다 내 형제의 영광스러운 훈장이라고."
"그 영광 네가 다 가지던지."
"안 돼. 안 돼."
왕루안은 히히 웃으며 장원징에게 물었다.
"야, 너 진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진경심 좋아했어?"
장원징이 말했다.
"말이 돼? 내가 고1때부터 좋아했으면 지금까지 참았겠어? 그냥 아무 말이나 한 거지."
"...."
왕루안은 머리가 멍해졌다.
"그럼 너 첫눈에 반한 거야?"
“아니.”
장원징은 머리를 뒤로 젖히며, 다시 평소의 예쁘고 화려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남자애 꽤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아? 공부도 잘 하고, 그런 사람과 함께 하면, 앞으로 숙제도 시험도 걱정할 필요가 없잖아."
장원징은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설레었다.
"너희들은 내가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유환은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
"아니."
"나도 같은 생각..."
왕루안은 말을 반쯤 하다 장원징의 위협적인 눈빛에 즉시 말을 돌렸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우등생들의 취향은 매우 특이하다는 거야. 만약 진경심이 너 같은 애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럼 어떤 걸 좋아하는데?"
왕루안은 손짓을 하며 더 열정적으로 말했다.
"머리는 항상 하나로 묶고 작은 눈에 두꺼운 입술, 엄청 두꺼운 안경 쓰고 다니는 애. 또 매일같이 공부만 하고 마르고 얼굴에 여드름도 좀 있고...."
"웃기시네."
장원징은 잠시 말을 멈추다 이어서 말했다.
"그럼 지금 안경 사서 쓰기엔 너무 늦었나?"
"귀찮아."
유환은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장원징의 손은 여전히 왕루안의 옷소매를 붙잡고 있었고 유환이 떠나려고 하자 그녀가 급하게 물었다.
"어디 가?"
"집."
유환이 말했다.
"너희들끼리 천천히 놀아."
"누가 쟤하고 놀아? 기다려, 같이 가자. 또 무시하지 말...... 아이고, 조상님. 제 옷이 찢어질 거 같아요...."
장원징은 손을 놓지 않고 잠시 생각하다 그의 뒷모습을 향해 말했다.
유환, 방금 전의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안 그러면 주 선생님한테 너 옆 학교 애들이랑 싸운 거 다 말할거야!"
"네 마음대로 해."
유환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모퉁이를 돌아 위층으로 올라갔고, 복도에는 그의 한 마디가 떠돌았다.
"선생님 부끄럽지 않게 내가 이겼다고 말하고."
"......"
...
"우등생, 너 핸드폰을 학교에 가져왔어?"
우시는 방금 교실로 돌아온 사람을 보고 물었다.
주앙팡진은 한 학기에 두 번 자리를 바꿔야 하는 특별한 취미가 있는데, 현재 좌석은 학생들이 무작위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편입생 우시는 자연스럽게 같이 편입 온 학생과 같이 앉았다.
그들이 1반에 있을 때 좌석은 모두 성적에 따라 배정되었다. 그래서 우시는 반이 바뀌기 전 까지 자신이 진경심과 같은 책상에 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진경심은 앉아서 고개를 숙여 물건을 정리했다.
"응."
"방금 네 가방에서 진동 소리 몇 번 들었어."
우시가 말했다.
진경심은 핸드폰을 꺼냈고, 그 위에는 읽지 않은 문자가 다섯 개 있었다.
그는 보낸 사람의 메세지를 잠시 쳐다보다가 손가락으로 화면을 눌렀다.
우시는 엿볼 생각은 없었지만, 좌석이 가까워서 그는 눈 깜짝할 사이 실수로 진경심의 핸드폰 화면을 봤다.
문자메세지에는 어렴풋이 "엄마." "수업 바꿔줄게." "일찍 집에 가."라는 글자가 보였다.
비록 전부 잘 보지는 못했지만, 연결하면 매우 이해하기 쉬웠다. 이 우등생 학부모는 지금 반에 만족하지 못했고, 진경심의 반을 옮기고 싶어한다. 그의 부모님도 반을 바꾸고 싶어 했지만 아쉽게도 그의 집은 진경심의 집처럼 대단하지 않아, 바꾸라고 해도 바꿀 수는 없었다.
우시는 우등생에게 도와달라 하기도 전에 그가 곧 떠날 거란 사실에 한탄했다. 하지만 진경심은 핸드폰을 다시 가방에 넣고, 무작위로 문제집 한 권을 꺼낸 다음,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문제를 훑어보았다.
그는 깜짝 놀랬다.
"우등생. 학교도 끝났는데 집에 안 가?"
"응."
한참 동안, 진경심은 옆사람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 있어?"
우시는 조금 긴장하며 웃었다.
"아니, 그냥 모르는 문제가 있어서... 아직 못 풀었어. 방금 교무실에 갔는데, 선생님도 안 계셔서 혹시 네가 도와 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어. 물론, 네가 바쁘면 내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가져와."
"어?"
우시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두 손으로 자신의 문제집을 건네며 말했다.
"아, 그럼 부탁할게."
...
우시는 책가방을 안고 만족스럽게 떠났고, 교실에는 진경심 혼자만 남았다.
핸드폰이 또 가방 안에서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진경심은 못 들은 듯, 계속해서 문제를 풀었다.
지는 해가 학교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또 한 장의 문제를 다 풀고, 진경심은 손목을 뒤집어 손바닥 옆에 묻은 잉크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걸어갔다.
손을 씻고 돌아오니, 맞은편 아래층 사람을 흘끗 보고, 진경심은 그 자리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교무실 입구. 유환은 벽에 기대어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인내심이 바닥난 얼굴로 서 있었다.
교감은 그의 다른 한 손을 자신의 코끝으로 가져갔다.
유환이 말했다.
"방금 좀 변태같았어요."
"무슨 헛소리야!"
후팡은 그의 손을 잡고 물었다.
"네가 방금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럼 이 손에서 나는 담배 냄새는 뭔데?!"
유환은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왕루안이랑 작별 인사를 하기 전에 유환은 학교를 나오기도 전에 후 선생님에게 잡혔다.
그는 막 회의를 끝내고 돌아온 뚱뚱한 호랑이와 정면으로 부딪혔고, 상대방은 10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의 몸에서 담배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개코도 그보다 예민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자꾸 말썽 피울거야?"
후팡은 그를 풀어주고 말했다.
"내일 부모님 모시고 와!"
한순간, 유환의 표정에 감출 수 없는 짜증과 혐오감이 드러났다.
그것도 잠시 그의 표정은 다시 원래의 안색을 되찾았다.
"못 불러요."
"뭐? 그럼 선생님이 전화해서 직접 와달라고 부탁까지 해야 해?"
"전화해도 소용없어요."
"무슨 뜻이야?"
"집에 아무도 없어요. 엄마도 없어요,"
유환은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다른 사람도 일찍 죽었어요."
"......"
후팡은 그의 웃음을 보고,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정신을 차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너...."
그는 여전히 충격에 빠졌다.
난 주 선생님한테 들은 게 없었는데...."
유환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마도 절 위해 비밀로 하고 싶었겠죠."
후팡은 한참을 침묵하고 나서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자신의 배를 만졌다.
"아, 정말 몰랐어...... 그럼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니?"
"그런 셈이죠."
유환은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부모님한테 연락은 안 해도 되죠?"
누가 감히 전화를 할 수 있겠는가?
후팡은 기침을 했다.
"하지 마."
유환은 똑바로 서서, 후팡에게 작별인사를 하려고 했을 때, 어깨가 눌려졌다.
"하지만 네가 학교 규율을 어겼으니, 벌을 받아야지."
후팡은 위로하듯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렇게 하자, 지금 위층으로 올라가서 2천자 이상 반성문 적어. 그거 제출하고 집에 가."
" ......"
"나는 학교 입구에서 장기 두고 있을 테니, 다 쓰고 나면 바로 가져오고."
유환은 느릿느릿 교실 복도로 이동하며 고개를 숙여 학교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계속 그를 쳐다보고 있는 후팡과 시선을 마주했다.
후팡은 늙은 학교 경비원과 교정 밖에 바둑을 놓고 있었다. 그는 유환을 보고 바로 손을 흔들며 입 모양으로 재족했다.
빨리 써!
유환은 혀를 차며 고개를 돌리고 교실로 들어갔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 교실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해가 지고 진경심은 누군가의 움직임을 듣고도 고개를 들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교실 전체는 그의 펜끝과 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뿐이었다.
유환은 무의식적으로 진경심의 책상 위를 훑어보았고, 그의 책상에는 얇은 종이 한 장만 보였다.
두 사람 중 누구도 서로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유환은 아무도 없는 듯 자신의 자리로 가서, 발로 의자를 끌어당긴 뒤 앉아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보냈다.
읽지 않은 위챗 메세지가 몇 개 있었다.
[왕루안: 너 살찐 호랑이한테 잡혔어?]
[왕루안: 야, 너 왜 또 교실로 들어갔어? 교문에서 너랑 같이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환: 반성문 2천자 적고 가래.]
[왕푸안: ...그럼 어떡하지? 얼마나 남았어? 아니면 그냥 인터넷에서 아무거나 따라 적어.]
[유환: 싫어. 적기 귀찮아.]
[유환: 너 먼저 가. 난 나중에 학교 뒷문으로 벽 넘어 갈게.]
학교 뒷문은 금요일 하교를 제외하고는 평상시에는 개방하지 않는다. 그래서 후팡이 바둑에 열중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몰래 뒷문으로 나가야만 했다.
메세지에 답장한 뒤 유환은 핸드폰에 있는 뱀 게임을 켜고, 평소 수업보다 100배는 더 진지한 태도로 게임을 시작했다.
주변은 매우 조용했고, 간섭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이번 판의 예감이 매우 좋았다. 뒤에 도착하니, 탐식하는 뱀이 화면을 거의 가득 채웠고, 핸드폰 오른쪽 상단에 그가 점수가 조금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계속 표시되어 있었다.
의자 다리가 바닥을 문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교실의 평온함을 깨뜨렸다.
유환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은 여전히 스크린 위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교실에서 다른 사람이 일어서는 소리를 들었고 그 다음에는 문제집을 덮는 소리를 들었다.
드디어 가는 건가?
유환이 생각하고 있을 때 상대방의 발소리가 들렸고,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가 마치 그의 쪽으로 오는 것 같았다.
교실 정문으로 안 나가고 굳이 뒷문으로 나가야 하나?
교실에 다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유환의 앉은 자세는 비교적 느슨했다. 그는 몸의 절반이 책상 밖으로 드러나 있었고, 다리는 아무렇게나 뻗어 입구를 막았다.
상대방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낀 유환은 천천히 다리를 뒤로 당겼다.
2초 뒤, 상대방은 그의 책상 앞에 멈춰 섰다.
"유환."
그의 머리 위에서 진경심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의 말투는 그가 담배를 피울 때 들었던 것과 별 다를 바 없이 차가웠다.
게임은 기록 경신까지 승점 300점 밖에 남지 않은 결정적인 순간까지 이르렀다.
유환은 집중해서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며 그를 무시했다.
약 30분이 지나고, 그 사람이 여전히 자신의 책상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유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습관적으로 말했다.
"나 숙제 제출 안 해."
반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번 그에게 말을 걸 때마다, 십중팔구는 숙제를 재촉하는 것이었다.
"숙제 안 받아."
"그럼 뭔데?"
진경심은 그의 머리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을 지킨 뒤, 주머니에서 편지 한 장을 꺼내 한 손으로 건넸다.
그 물건이 손에 닿는 그 순간, 유환은 조건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유환은 한 순간 정신이 흐트러져, 그게 무엇인지 보지 못 하고, 재빠르게 다시 게임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10여 분 동안 애쓴 우주 슈퍼 무적 거대 대식가 뱀이 정면으로 벽에 부딪히는 것을 보고, 게임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최고 기록과는 불과 77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었다.
아 젠장.
유환은 핸드폰을 탁자 위에 던지고,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
"진짜 맞고 싶어? 나 바쁜 거 안 보여?"
그는 진경심이 건네준 분홍색 봉투를 흘끗 보고 고개를 들어 물었다,
"이거 무슨 뜻이야? 도전장......"
?
잠깐만?
무슨 색 봉투?
유환의 목소리가 멈췄다. 그는 사람을 때리고 싶은 기세를 유지하며, 또 고개를 숙이고, 그것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진경심의 손가락은 가늘고, 손목뼈가 튀어나와 있었고, 손톱은 깨끗하게 잘랐으며, 그의 손에는 분홍색 바탕에 하트 스티커가 붙은 낯익은 봉투를 쥐고 있었다.
"유환."
유환은 뻣뻣하게 고개를 들었다.
진경심은 한쪽 어깨에 책가방을 메고 탁자 위에 편지를 눌러 앞으로 내밀었다.
"내 러브레터 받아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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