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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끝나고, 학교 뒷문 당구장에서는 한 무리의 학생들이 앉아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왕루안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머리를 살짝 뒤로 젖혔다.
"개학하자마자 시험이라니. 진짜 제정신 아닌 거 같아."
"너희 반은 매번 시험 성적 학부모님들한테 보내주지?"
"말도 마. 우리 아버지 또 야구방망이 들고 기다리고 계실 걸."
왕루안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그래도 다행히 내 형제가 있으니까, 영원히 꼴찌는 아니야.”
유환은 그를 무시하고, 고개를 숙여 카드를 던졌다.
장원징은 이 무리 중 유일한 여자였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밀크티를 마시며 말했다.
" 네 짝꿍 징계위원회 아니야? 안 베꼈어?
"농담하지 마. 징계위원이잖아."
왕루안은 화를 내며 말했다.
"글자가 유환이랑 똑같아.곁눈질 하는 데 한 글자도 알아 볼 수가 없었다니까. 젠장. 내가 3 내려고 햇는데. 날 망하게 할 셈이야?"
"너 짜증나."
유환이 말했다.
"......"
장원징은 웃으며 말했다.
"근데 유환, 넌 개학하자마자 답안지 백지로 냈지. 객관식 문제도 안 풀고. 진짜 주 선생님 화병으로 쓰러지게 할 생각이야?"
시험을 언급하자, 유환은 또 어떤 사람을 떠올렸다. 그가 카드를 던지는 동작이 조금 무거워졌다.
그가 물었다.
"객관식 찍어서 90점은 안되나?"
장원징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객관식 문제는 90점 못 넘겨."
그럼 그렇지.
90점 못 올리면 문제를 풀든 안 풀든 다 똑같잖아.
손이 근질거렸던 유환은 주머니에 손을 넣자 담배를 피우고 싶어졌다.
그런데 거친 종이 한 장이 만져지자, 그는 마음속으로 혀를 차며 다시 손을 뺐다.
진경심이 건네준 시험지였다.
그는 원래 시험지를 뭉쳐서 던지려고 했는데, 마침 주앙팡진이 뒷문으로 지나가면서 그를 불렀고, 그는 조건반사적으로 그 종이를 다시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유환은 자신이 앞으로 진경심의 손에 있는 것들에 알레르기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시험지에 쓸게 뭐가 있어? 난 안 써."
주오관은 담배를 물고,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말했다.
"선생님도 나 안 건들여."
왕루안이 말했다.
" 너희 반 쌤은 귀찮아서 너 생각도 안할 걸?"
주오관이 말했다.
"그게 더 좋지 않아? 너희 반의 담임선생님, 듣기만 해도 짜증나. 만약 너희 반 쌤이 내 담임이면 난 진작에..."
탁.
유환은 마지막 카드를 책상 위에 던졌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유환이 말했다.
"얼굴 내밀어."
"......"
30분 후, 주오관의 얼굴에 마카펜으로 그려진 거북이가 있었다.
"젠장, 다시 해."
주오관이 말을 마치자, 갑자기 그의 옆에 있던 사람과 팔이 부딪쳤고, 주오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하는 거야?"
"주오관, 빨리 봐봐, 밖에 있는 저 여자애 전에 너 쫓던 그 여자애 아니야?"
"누구?"
왕루안은 밖을 흘끗 보았다.
"그 여자애야."
당구장 밖에서 서둘러 떠나는 여학생을 보고, 주오관은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
"아니야. 그냥 3학년 1반 여학생이잖아. 저번에 두 달 동안 쫓아다닌 애 있었는데 매일 나한테 물과 간식을 줬어. 짜증나. 외모도 못생긴 애였는데 겨우 떨쳐냈어.
"그 여자애는 눈이 멀었나?"
장원징은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웃기지 마. 내가 이렇게 잘생겼으니까 날 쫓아 다니는 거겠지."
주오관은 카드를 보며 말했다.
"가장 끔찍한 게 뭔지 알아? 너네 3반이 어떤지 알지? 걔네 반 문과잖아. 문과의 중심. 그 여자애 일주일 내내 나한테 편지 썼는데 존나 이해할 수 없는 고전 시랑 한문 책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유환이 말했다.
" 어떻게 떼어냈어?"
아까부터 말 없는사람이 갑자기 입을 열자, 주오관은 얼떨결에 말했다.
"뭐?"
유환이 다시 물었다.
" 그 여자 어떻게 떼어냈냐고."
"쉽진 않았는데."
주오관이 말했다.
" 그 여자애가 쓴 편지에 걔 이름 지워버리고 걔네 반 칠판에 붙여놨어."
장원징은 그를 조용히 쳐다봤다.
"너 진짜 비열해."
"하? 그러니까 누가 계속 짜증나게 하래?"
주오관이 말했다.
"유환, 근데 이런 거 왜 물어봐? 너 쫒아다니는 여자애라도 있어?"
"우리 형을 쫒는 여자애들 말하려면 한참 부족하지."
왕루안은 뿌듯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치 자신의 일인듯 자랑스럽게 말했다.
"유환 이번에 러브레터 받았어. 주오관, 너 또 나 죽였어? 나 너랑 같은 팀이야! 나 농민이라고!"
유환이 말했다.
"시끄러워."
장원징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호기심에 그들의 카드 테이블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 그랬어? 유환. 누가 너한테 러브레터 줬는데?"
"아무도 없어."
"말해.”
장원징이 뒤따라 물었다.
"고1? 고2? 예뻐? 내가 아는 사람? 설마, 진경심?"
유환은 카드를 모두 던졌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반박하고 싶었지만, 장원징이 계속해서 말했다.
"쟤 진경심 아니야?"
유환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당구장 밖을 쳐다봤다.
진경심은 그들을 등지고, 뒷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그는 어깨에 책가방을 메고, 두 손은 자연스럽게 옆구리에 늘어져 있었다.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앞에는 세 명의 오만한 남자들이 서 있었다.
"정말이네."
왕루안이 유리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쟤 앞에 있는 애들.....옆 학교 애들인가? 뭐 하고 있는거지?
"저런 낡고 허름한 학교에서 우리 학교까지 오는데 무슨 생각이겠어?"
장현정이 말했다.
"갈취하러 왔겠지."
유환은 팔꿈치를 뒤에 있는 소파에 기대고, 여유롭게 눈앞에 있는 쇼를 지켜보았다.
그들의 학교 근처에는 기술전문학교가 있는데, 매우 어수선해서, 자주 이곳에 와 소란을 피우곤 했다. 후팡이 원래 한동안 근처에서 순찰 하며 학생들을 잡았는데, 최근 막 개학해서 바쁘다보니 이 문제를 잠시 보류했다.
진경심 앞에 세 남자는 모두 이상한 머리색을 했고, 화려한 긴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있어 그대로 좌회전해 이발소로 바로 출근 해도 될 것 같았다.
옆에 있는 진경심이 그들보다 더 깨끗해 보였다.
주오관은 그의 표정을 살피며 머뭇거리며 물었다.
"유환, 이건 신경 안 써? 쟤 너네 반 애잖아."
유환은 그를 무시하고, 여전히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무슨 상관이야. 이 근처에서 매번 협박 당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살찐 호랑이가 쟤 보호하라고 돈을 준 것도 아니고.
게다가.
진경심은 비록 얼간이였지만, 어쨌든 충분한 영양섭취는 한 것 같았다. 어깨는 앞에 있는 바보들보다 두 배나 넓었고, 키도 다른 사람 머리 보다 반은 더 컸다. 몸이 약한 사람이 아닌 이상, 저런 작고 깡마른 원숭이 세 마리가 지금 그를 협박하고 있다고 하면 누가 믿어? 진경심이 약간의 근성이라도 있어서 주먹을 들어 반격이라도 한다면, 저 세 사람은 오늘 멀쩡히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다.
잠시 후 저 멀리 서 있는 키가 큰 체형의 남자는 잠시 주춤하더니, 고개를 숙여 돈을 꺼냈다.
"?"
...
몇몇 깡패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은 보통 저학년이나 여학생만 찾는데, 이 친구가 신은 그 운동화는 정말 멋져보였다.
어떤 깡패가 알기로는, 저 신발의 가격은 거의 다섯 자리수에 가깝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깔끔한 옷차림에 세 사람은 만장일치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곧 자전거가 오토바이로 바뀔 것 같았다.
"너...... 들었어?"
그들의 대장은 용기를 내어 손에 든 위챗 QR코드를 보여줬다.
"500위안 안 보내면 널 다른 곳으로 끌고 갈 거라고."
진경심은 눈을 내리깔고, 그들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그들은 그제서야 앞에 있는 이 남자가 단정한 교복때문에 우등생처럼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자의 눈꺼풀은 얇고, 얼굴 라인은 매끄럽고 날카로워, 차가운 얼굴을 갖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자신들을 내려다보니,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그들은 조금 후회했다.
진경심은 2초간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 문빛 때문에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진경심이 무기나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재빠르게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뭐하는 거야? 손 꺼내, 그렇지 않으면 나는 -"
그의 말은 진경심이 돈을 꺼내자 말을 멈췄다.
그들은 눈 앞에 있던 남자가 빨간 지폐 다섯 장을 세어 건네주는 것을 보고 놀라 말없이 지켜보았다.
"위챗 없어. 현금 줄게."
남자는 마침내 입을 열어, 그들에게 한 마디 했다.
깡패들은 잠시 멍해졌다.
왜 그들은 마치 자신이 자선을 받는 거지처럼 느껴지는 걸까?
게다가, 씨발.
요즘 고등학생들은 어떻게 된 거야? 학교 가는데 용돈이 이렇게 많아도 돼?
(*빨간지폐: 100위안/ 한국 돈 약 2만원)
"위챗 없어? 개소리 하지마. 야, 그럼 넌 평소에 애들이랑 얘기도 안 하고, 게임도 안 하고, 연애도 안 해?
마지막까지 말하자, 말을 멈췄다. 이 남자는 정말 연애는 안 해봤을 거 같았다.
그는 500위안을 받아, 여전히 탐욕스럽게 진경심의 손을 응시했다.
"됐어, 너 얼마나 있어? 다 가져와......"
빈 카드 상자가 날아와서, 정확하게 그 사람의 이마에 부딪혔다. 카드 상자가 땅에 떨어졌다.
남자는 얼떨떨해졌고, 이마를 잡고 뒤를 돌아보며 억울한 소리로 말했다.
"씨발, 누구야-"
그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들의 학교에서 옆 학교 가서 돈을 갈취해도 된다고는 했지만, 얼굴에 두 개의 점이 있고, 사나워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빨리 도망가라고 들었다.
그 사람이 내 눈앞에 있는 이 사람 아닌가?
진경심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같은 반 친구를 보았다.
이때, 그의 같은 반 친구의 얼굴 표정은 시험지 베끼는 것을 거절했을 때와 같아 보였고, 그다지 친절해 보이지 않았다.
유환은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돈 돌려줘."
그는 세 사람에게 말했다.
"그리고 꺼져."
세 사람의 얼굴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고, 중간에 서 있던 사람은 턱을 치켜들었다.
"너 씨발 누구야?"
"너 누군지 몰라?"
따라온 왕루안은 손을 뻗어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너희 학교 그 납작한 머리 때린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인데, 못 들었나봐?"
"......"
"걔네 요 며칠 학교 못 간거야? 하긴, 그날 꽤 많이 다친 것 같긴 했어."
"......"
십여 초 후, 그들은 자신들이 빼앗은 돈을 유황에게 건넸다.
유환은 받지 않았다.
"내 돈이야?"
그들은 잠시 멈추고, 손을 움직여, 진경심의 앞으로 옮겼다.
...
그들이 막 떠났을 때, 장원징이 당구장에서 나왔다.
"그냥 가는거야? 정말 겁도 많네."
"별것도 아닌 놈들이."
왕루안의 말은 장원징의 얼굴에 갑자기 나타난 검은 테 안경을 보고 멈췄다.
"그러게."
장원징은 안경을 밀고 걱정 하는 척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진경심, 무서웠지?"
진경심은 돈을 주머니에 다시 넣었다.
"아니."
장원징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우리 학교 뒷문은 어수선하니까, 앞으로 꼭 조심해."
그녀의 말투에 왕루안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입을 삐죽 내밀며 물었다.
"우등생, 아까 왜 바로 돈을 줬어? 뒷문 경비원 아직 있었는데. 네가 전화만 했다면 바로 왔을거야. 아니면 반격이라도 하던지. 그랬으면 별일 없이 잘 끝났을텐데."
진경심이 말했다.
"귀찮아."
표정은 차분하고, 말투는 차가웠다. 마치 방금 돈을 갈취당할 뻔한 사람이 그가 아닌 것 같았다.
"......"
"이렇게 하자 , 진경심."
장원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우리 위챗 추가하지 않을래? 앞으로 네가 위험에 처하면 나를 찾아와도 돼, 내가 제일 먼저 사람을 데리고 너를 구해줄게!"
그녀는 말을 마치고 잠시 멈췄다.
"아, 너 위챗 없잖아? 그럼 전화번호도 괜찮아."
진경심은 2초간 침묵하고, 일련의 숫자를 보고했다.
장원징은 그가 이번에 이렇게 쉽게 알려줄 줄은 몰랐고, 그녀는 깜짝 놀라 핸드폰을 꺼냈다.
"잠깐, 잠깐만, 천천히 말해줘."
유환은 후회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욕을 하고, 한 손으로 주머니를 움켜쥐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막 한 발짝 내디뎠을 때, 누군가 그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
유환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옷을 붙잡은 뼈가 뚜렷한 익숙한 손을 보았다.
그는 힘으로 옷을 당겼다.
뜻밖에도 뽑히지 않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들어, 차갑게 말했다
"뭐."
"너 위챗 추가해도 될까?"
진경심이 물었다.
"......"
핸드폰 주소록에 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장원징은 멍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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