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여름, 칠석, 베이징]
상점: 거기 잘생긴 남자분, 저희가 새로 준비한
칠석 특별 이벤트
2인 수제 도예 코스, 바로 옆이에요.
남자분 이런 거 관심 있으세요?
여기요. [전단지를 주다.]
송예지: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점원: 환영합니다. 무엇이 필요하신가요?
송예지: 여기서 맞춘...
이청위 씨가 여기서 주문제작한 커플링 찾으러 왔어요.
점원: 아, 송예지 씨 맞으시죠?
송예지: 네. 저예요.
점원: 여기 있습니다.
[송예지가 반지 속 패턴을 만지작 거렸다.]
송예지: 이건.....
점원: 아, 맞아요.
이청위 씨가 손으로 그린 그림 두 장을 들고 오셨어요,
여기 도면에 있는 혈관 무늬를 따라 그린 건데
송예지 씨 사이즈에 맞췄고
다른 하나는 뼈의 윤곽이 새겨져 있어요.
그건 이청위씨 사이즈로 제작되었습니다.
[점원이 반지를 건네주고 다른 하나를 열었다.]
점원: 이건 도면이에요.
이청위씨가 따로 요청하실 때
반지 찾으러 오시면 그대로 돌려달라고 하셨어요.
손님께서 열고 확인해보세요.
얼룩이나 기스가 있는지 확인 부탁드려요.
[송예지가 상자를 열어보니 두 장의 도안이 있었다.]
점원: 왜 그러세요?
도면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송예지: 아니요.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같이 가져갈게요.
점원: 알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두 분의 축복을 빕니다.
송예지: 무슨 축복이요?
점원: 백년해로 하시고 사랑이 하늘보다 높길 바래요.
송예지: 감사합니다.
...
사장: 칠석 이벤트. 놓치지 마세요!
저녁 식사 때 장미 꽃을 선물하세요, 커플은 50% 할인해 드립니다!
거기 청년, 들어와서 식사 좀 안 하실래요?
송예지: 아니요. 감사합니다.
[꽃집]
점원: 환영합니다. 어떤 꽃이 필요하신가요?
송예지: 장미요.
장미가 필요해요.
검원: 아, 그럼 직접 고르셔도 돼요.
송예지: 이걸로 주세요.
점원: 네. 포장해 드릴게요.
데이트 하시나봐요?
송예지: 데이트 해요.
점원: 좋네요. 여기 있습니다.
행복한 철석 날이 되길 바래요.
즐거운 데이트 하시고 달콤한 사랑 하세요.
송예지: 감사합니다.
...
[해질녘 바닷가]
여자: 여기 노을 정말 예쁘다.
[송예지가 장미 꽃 한 송이를 들고 군중 속을 걷는다.]
남자: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저희 둘이 사진 좀 찍어줄 수 있을까요?
송예지: 아, 네.
하나, 둘 셋....
다 됐습니다.
남자: 감사합니다. 오늘 저녁 즐거운 데이트가 되길 바래요.
...
이칭웨이: 송예지.
송예지.
사람 무시하는 거야?
[송예지가 뒤를 돌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이청위가 보였다.]
이청위: 이리와.
송예지: 응.
[송예지는 이청위를 향해 달려갔다.]
...
이청위: 창페이 문학, 논산 원작.
만방 앱, 마이크로 컬처 공동 제작.
오디오 드라마. "한 가지" 시즌1
1화.
“1996년 눈이 온 뒤 새로 자란 나뭇가지.”
...
[1996년 베이징.]
[눈 오는 날, 겨울 골목.]
홍보방송: 창홍 컬러 티비, 대형 화면, 고화질.
창홍 컬러 티비.
티비: 티비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베이징에서 주최한 특별한 만남 프로그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제 곧 있으면 쥐 때의 해 설이 찾아오는데요.
오늘 우리는 이를 함께 지켜볼 예정입니다.
지난 1995년
베이징에서 일어난 어떤 주요 사건들이 사람들이 관심을 끌었을까요?
[송씨네 집]
[발코니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송예지]
송예지: "그날"
"안개가 낀 그날 밤."
"달빛이 사라지기 전에"
"그가 내게 마지막 한 마디를 건넸다."
"우리 다시 만나자."
"그가 말했다."
"작별 인사를 하지 않은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날 것이라고."
"그의 눈동자는 흔들렸지만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송예지가 책을 덮고 초록색 앵무새를 바라보았다]
송예지: 청봉황.
이건 이미 <이야기 화>에 나와 있는 거잖아.
마지막 이야기에.
알고 있었어?
바보. 안 그럼 너 새장 문 열어버린다.
너도 산책 좀 하고 싶지?
[송예지가 새장 문을 열었다.]
송예지: 아.
송영준: 송예지.
내가 몇 번을 말해?
내 새장 건들지 말고 새도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베이징에 돌아온지 몇 일 안 됐는데 여길 또 왔어---
나와, 나와.
밖에 나가서 벌 서.
밖에 영하인데
좀 제대로 기억 할 순 없는거야?
[송예지는 완전 무장을 하고 문 앞에 섰다.]
송영준: 목도리 챙겨!
송예지: 알았어요.
[송예지는 고개를 들어 청봉황의 득의만면한 얼굴을 보았다.]
송예지: 뭐가 그렇게 기뻐?
기껏 풀어줬는데 날지도 않고, 바보.
옷이 너무 무거워.
송영준: 내가 말했잖아.
네 사업이나 챙기고 너만 잘 하면 된다고.
샤오예는 나랑 같이 있을거야.
이제 다른 얘기 해.
이자식....
가정부 류 아주머니: 아이고, 왜 갑자기 기침 하세요?
어르신, 차 한 반 하시고 목 좀 축이세요.
송영준: 알았어.
가정부 류 아주머니 : 소파에 앉으시는 거 도와드릴게요.
송영준: 괜찮아. 괜찮아.
[송예지는 말 소리를 듣고 문을 두드리려고 발을 내딛으려던 참이었다.]
송예지: 응?
[송예지의 움직임은 멈췄지만 뒤를 돌아보진 않았다.]
이청위: 날씨가 춥네.
여기서 뭐해?
[송예지는 그를 힐끗 보고 약간 놀랐다가 정신을 차렸다.]
이청위: 사람 무시하는 거야?
봐. 이 새는 너보단 더 낫네.
[이청위와 송예지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송예지: 저는....
이청위: 아, 움직이지 마.
송예지, 맞지?
거의 얼어붙은 눈사람 같네.
네 할아버지 만나러 왔어.
그건 그렇고 저녁 식사 때 우리집 가서 먹자.
가정부 류 아주머니 : 할아버님께서 인기척 다 듣고 계세요.
밖에 바람 많이 부니까 어서 집에 들어가서 몸 좀 녹여요.
이청위: 네.
[송예지를 바라보며] 안 들어가?
송예지: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니에요.
가정부 류 아주머니 : 샤오예.
할아버지가 같이 오라고 하셨어.
송예지: 네.
류 아주머니. 패딩 어디에 놔둬요?
가정부 류 아주머니: 아, 벗지 마.
송예지: 이 패딩 무거워 죽겠어요.
류 아주머니: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갈 때
나가면
벗었을 때 감기 걸리기 쉬울거야.
그땐 다시 약도 먹어야 하잖아.
송예지: 진짜 밥 먹으러 나가요?
류 아주머니: 그럼 아니야? 왜 그런걸 거짓말 하겠니?
거실로 가.
행동 똑바로 하고 할아버지 화나게 하지 말고.
저도 할아버지 건드릴 생각은 없어요.
송영준: 샤오예.
뭘 꾸물거리고 있는거니?
빨리 와서 네 작은 할아버지한테 인사 드리렴.
방금 벌서고 오더니 예의 범절까지 기억을 잃은거냐?
송예지: 왔어요.
방금 옷 입고 와서 그래요.
이청위: 숙부
얘 방금 전에 문 앞에서 벌 서고 있었던 거예요?
송예지: 아....
송영준: 이 녀석은 어려서 부터 내 새장 문을 여는 걸 좋아했어.
새 만지는 꼴을 볼 수가 있어야지.
아침에도 어제 입양한 새를 또 풀어줬어.
그래서 벽보고 30분 동안 벌서라고 했지.
이청위: 아 도망갔어요?
그러고보니 저 들어왔을 때 한 마리 봤어요.
송영준: 얘도 참 이상한 새야.
풀어주면 기어코 집 안으로 날아와.
말 좀 해.
이청위: 아. [웃으면서 송예지를 흘끗 바라보았다.]
송예지: [이청위를 바라보며] 삼촌, 안녕하세요.
이청위: 안녕.
송영준: 음식도 먹고 따뜻한 물도 마셔.
송예지: ...뜨거워.
송영준: 뜨겁지도 않은데 왜 그래?
[손을 들어 송예지의 얼굴을 만졌다] 네 얼굴 좀 봐봐.
마치 냉동실에 있는 그릇처럼 차가운데. 어서 마셔.
나중에 또 할애비 새장 문 열면 또 혼내줄거야.
송예지: 응.
이청위: 몇 살이야?
송예지: 열여섯....아니 열일곱이요.
이청위: 몇 살 차이도 안 나네.
다음엔 형이라고 불러.
송영준: 그건 안 돼. 촌수가 꼬이잖아.
송예지: 몇 살 차이 안 난다면....몇 살이세요?
이청위: 요즘 젊은이들 정도.
그런 건 신경 쓰지마.
송예지: 이름이 뭐예요?
우리 세대 젊은이들은 보통 서로 이름 부르거든요.
송영준: [송예지의 뒤통수를 때리며] 이녀석아.
버릇없이 굴지 말랬지.
됐어. 물 다 마시면 얼른 나가.
이 할아버지 댁에 가서 밥 먹으러 가.
[이씨네 집]
이모: 송 어르신.
오늘 폭설이라 길이 미끄러우니 제가 부축해드릴게요.
송영준: 아, 그래. 그래.
이모: 아이고, 조심하세여.
송영준: 샤오예.
송예지: 할아버지, 먼저 들어가세요.
물건은 조금 있다가 제가 들고 갈게요.
이모: 어르신. 송씨 어르신께서 오셨어요.
이위공: 귀한 손님이 오셨네./ 이칭웨이: 오른 손에 있는 거 이리 줘.
이위공: 어서 와. 어서./ 송예지: 제가 들 수 있어요.
이위공: 샤오이(아주머니), 가서 따뜻한 차 좀 가져와.
이청위: 네가 들 수 있는 거 나도 알아./ 이씨 아주머니: 네.
이청위: 네가 물건 드는 걸 걱정돼서 그래.
두 발짝 걷는데 왜 넘어질 뻔 해?
이위공: 아이고, 드디어 너를 보네.
이칭웨이: 북쪽 지방 눈 밟아본 적 있어?/ 이위공: 기다렸어.
송예지: 남쪽지방에서 미끄럼 방지 부츠 신어보셨어요?
양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야 균형이 맞을 거 같아서 그래요.
이청위: 그래?
그럼 두 손에 든 거 다 줘.
송예지: [빈손이 됨] 아....
이청위: 뭐가 문제야?
물건을 손에 들지 않으면 걸을 수가 없어?
빨리 따라와. 밖이 추워.
[이청위가 막 문을 두드리려던 찰나, 문이 열렸다.]
조환위: 집에 온 거 환영해.
이청위: 오, 샤오 조.
수고했어. 이거 들어. [선물 세트를 조환위한테 넘긴다.]
조환위: 안녕.
넌 남쪽 지방에서 온 애 맞지?
송예지: 안녕.
내가 도와줄게.
조환위: 괜찮아. 신발 갈아신어.
몇걸음만 걸어가면 되잖아.
송예지: 알았어.
조환위: 내 이름은 조환위야.
난 이청위 친구인데 넌 이름이 뭐야?
이청위: 허. 이청위? 친구?
많이 컸네.
셴러지는 7시 정각에 도착한다고 말했으니까
준비 잘해라.
지금 집나간 내 "친구"말이야.
조환위: 응?!
아.....준비할 거.
그럼 우리 다 망할 거야!
송예지: 응?
이청위: 아, 셴러지.
그 친구는 나랑 같이 자란 친구야.
크지도 작지도 않은 네 앞에 있는 쟤는 셴러지의 사촌.
조환위: 누가 친구야?
저 사람 말 듣지 마.
이청위 아빠랑 셴러지의 할머니는 남매야.
이청위: 쉿....이 아가씨가.
조환위: 넌 이름이 뭐야?
송예지: 송예지.
조환위: 응? 어떻게 써?
(이름 한자)
송예지: 위는 나뭇가지처럼. 이건 산사슴.
각각 한 자씩 나뭇가지가 들어가 있어.
조환위: 아....
그럼 이것도 풀어봐야 이해할 것 같은데.
송예지: 이건 "황량한 들팡 마른 가지와 썩은 잎."
이해했어?
이건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거야.
조환위: 아....
그럼 조환위는
기쁘다....함께?
(조환위의 한자 이름을 풀이했을 때 뜻.)
송예지: 응. 맞아.
이청위: 어이.
너네 여기서 맞장구 치치마.
너네 초면이면서 뭐하고 있는거야.
빨리 거실 가서 어른들 만나뵈러 가. 나중에 또 벌 받지 말고.
[거실]
이위공: 아, 시간 참 빨리 가네.
샤오예랑 환위가 너무 빨리 컸어.
그때 네가 샤오준(송예지의 아빠, 송준) 따라서 남쪽으로 갔을 때
샤오예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잖아.
송영준: 이젠 생각도 안 나.
우리 둘 다 벌써 몇 년이 지난지 알아?
조환위: 전에 못 본 거 마저 보고 싶은데
송예준: 그때 청위는
조환위: 왜 안 보이는 거야?
송예준: 아직 샤오예만큼 크지도 않았지.
이청위: "Soul broken Blue Bridge" 아닌가?
이위공: 그렇지....
이청위: 위층에 있어.
송예지: 저기.....
이웨이공: 염신이 만들어준 무이오룡은....
송예지: 형.
이청위: 응? 나 부른 거야?
송예지: [고개 끄덕이며] 화장실 가고 싶어.
이청위: 뭐야. 따뜻한 물 많이 마신 거야?
가자. 내가 데려다 줄게.
송예지: 어디 있는지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데.
이청위: 괜찮아. 몇 걸음만 하면 되는데.
저기 왼쪽에 있는 문이야.
송예지: 감사합니다.
이청위: 이청위, 내 이름 한자는 쓸 줄 알아?
푸른 언덕, 장엄한.
사실 우리 세대 덞은 애들도 이름 부르는 걸 더 좋아해.
송예지: 네.
이청위: 너---
CD 찾았는데 왜 또 안 봐?
기계 작동 안 돼?
너 생각은 하고 있지?
어떻게 하면 네 오빠한테 안 혼날지.
조환위: 아 누가 그래?
생각하고 있잖아.
"황량한 들녘 나뭇가지, 썩은 잎이 무성하네." 맞지?
자주 쓸 거야.
대박! 나 좀 멋지잖아!
이청위: 말 좀 잘하는 게?
걔가 너같은 무식한 애랑 어울린다면
그건 네가 최후의 수단이라 그럴거야.
조환위: 그럼 뭐 걔한테(송예지) 나 괜찮냐고 한 번 물어보기라도 할까?
이청위: 멋진데?
나쁘지 않아.
다만 걔가 너보다 예쁘다는 건 사실이야.
송예지: 뭐가 사실이에요?/ 조환위 너---
조환위: 남쪽의 풍토는 사람을 키운다는게 사실이라고!
이씨 아주머니: 밥 먹자!
이청위: 응. 시간이 늦었네.
조환위: 아 상관없어.
송예지, 배고프지?
솔직하게 말하는데 이씨 이모의 요리 솜씨는 최고야.
오늘 베이징 전통 요리 좀 맛 봐.
송예지: 응.
조환위: 쿵파오 치킨이란 완자
돼지고기랑 고기 요리도 있네.
이청위: 좋네.
조환위: 팔꿈치 좀.
이청위: 왜 아직도 요리 이름이나 말하고 있어?
조환위: 팔선 오리까지....
헤헤 이거 다 베이징 요리야.
송예지, 너 많이 먹어.
송예지: 고마워.
조환위: 베이징 소스에 잘게 썬 돼지고기 말아서 먹어봐.
내가 가져다 줄게! 이리 줘.
송예지: 응. 좋아.
이청위: 이리 와서 계란요리 좀 먹어봐.
송예지: 감사합니다, 삼촌.
이 아주머니: 여기 파를 곁들은 볶은 해삼요리도 있어.
이위공: 어서. 어서. 샤오예.
따뜻할 때 먹으렴.
...
이웃: 조 이모.
집에 가서 요리하느라 바쁘지?
어린 아이: 엄마./ 조 이모: 왜?
어린 아이: 왜 또 만두야?/ 조 이모: 오늘 막 퇴근해서 그래.
어린 아이: 3일 연속으로 먹었잖아.
나 쿵파오 치킨 먹고 싶어.
이웃: 아빠, 아빠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아이 엄마: 숙제는 다 끝냈니?
아이 엄마: 무슨 쿤파오 치킨이야?/ 이웃: 샤브샤브에 양고기 넣어 먹자.
어서 숙제부터 써.
이웃: 파를 곁들인 양고기 볶음은 어때?
좋아.
...
[차 안]
이청위: 배부르게 먹었어?
송예지: 네.
할아버지.
어지러우세요?
송영준: 어지럽지 않아.
송예지: [이청위를 바라보며] 저기....
창문 열어도 돼요?
이청위: 열어.
송예지: 감사합니다.
이청위: 조환위는 어때?
시끌벅적한 거 싫었어?
원래 그런 애인데 너랑은 안 맞을 수도 있을거야.
송예지: 아니에요.
환영해주고, 또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이청위: 놀라지 않았으면 됐어.
음. 여기선 좌회전이야, 우회전이야?
송예지: 음.... 아 좌회전이요.
이청위: 멋졌어?
송예지: 네?
이청위: 음? 너 방금 멍하니 있었지.
송예지: 여긴 산이 거의 없네요.
이청위: 남쪽엔 많아?
송예지: 네. 가는 길마다요. 전부....
이청위: 그럼 나도 남쪽 가봐야 겠네.
네가 보여줘.
송예지: 삼촌이라고 불러도 돼요?
이청위: 응?
송예지: 삼촌이라고 부를까요?
이청위: 아, 어. 조환위랑 똑같이 부르면 돼.
이청위: 바깥 풍경 예쁘지?
송예지, 너도 부모님이 남쪽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그럼 너랑 나, 셴러지, 조환위 그렇게....
같이 자랐을텐데.
그럼 넌 조환위를 따라 나를 삼촌이라고 불렀을 테고
괜찮다면, 좀 더 얘기 하는 게 더 낫겠지?
송예지: 네.
...
[송예지의 꿈]
[송예지 집/ 마당]
조환위: 가서 삽 들고 와.
눈 쌓을거야.
송예지: 괜찮겠어?
조환위:괜찮아.
삼촌.
부엌에 가서 아줌마한테 당근 달라고 해줘.
눈 사람 코 만들자.
이청위: 아, 잠깐만.
조환위: 음....
이 눈은 어떻게 할까?
[송예지가 몸을 굽혀 눈 손에 돌을 파냈다.]
송예지: 환위, 이거 쓸래?
조환위: 응? 좋아.
좋아! 딱 좋아!
좋은....아직 모자가 부족한데?
송예지: 내거 써.
이청위: 뭐 하는 거야?
이렇게 추운 날에 모자를 왜 벗어?
조환위: 코를 붙이고...
아! 완벽해!
삼촌, 집에 가서 모자 하나 가져와.
이청위: [못들은 척] ?
조환위: 아, 빨리 모자 가져와!
이청위: [계속 못 들은 척] 응?
아이고 내 모자가 너무 두꺼워서 하나도 안 들리네.
조환위: 삼촌!
이청위: 서두르지 좀 마.
이것도 원하고 저것도 원하고 삼촌은 뭐야?
송예지: 제가 가서 가져올까요?
눈 때문에장갑도 갈아 끼워야 하는데.
이청위: 아, 여기 있어. 내가 다녀올게.
조환위: 이제 마지막이야!
모자!
음. [눈사람과 송예지를 번갈아 보며] 넌 어때?
이 눈 사람 너랑 닮은 거 같아!
송예지: 응? 나 같다고?
조환위: 응.
이청위: 이제 둘다 장갑 갈아끼워.
뒤돌지 말고. 다시 얼어 붙게 하지 마.
조환위: 네.
[이청위는 몸을 굽혀 눈 덩어리를 만들고 숨겼다.]
이청위: 조환위.
조환위: 뭐 하는 거야?
이청위: 나랑 결판을 내자. 받아!
조환위: 아!
삼촌!
샤오예, 와서 좀 도와!
송예지: [잘 못들었다] 응?
조환위: 샤오예!
네가 삼촌이야?
(아까 삼촌이 못들은 척 한거ㅋㅋㅋㅋ)
송예지: 응?
정말 못 들었어....
이청위: 빨리! 빨리!
어디 네 눈덩이로 날 맞춰보던지.
내가 조여협한테 가서 대신 화풀이 할거야.
어디 와보던지.
조환위: 너희 둘다....
이제 같이 안 놀아!
...
[회상]
이청위: 같이 자랐다면
그럼 넌 조환위를 따라 나를 삼촌이라고 불렀을 테고
괜찮다면, 좀 더 얘기 하는 게 더 낫겠지?
...
송예지: 왜 그런 꿈을 꾼거지.
응?
[송씨네 집 거실]
송예지: 할아버지.
방금 할아버지 아들이 전화 두 번 걸었어요.
송영준: 머리 말려.
엄청 추워.
아빠가 전화로 뭐래?
송예지: 안 받았어요.
너무 일찍 일어나셨는데 두통은 없어요?
어제 많이 마셨잖아요.
송영준: 음.....어떻게 알았어?
어지러워서 일찍 깼어.
좋아, 좋아.
빨리 밥 먹고 가서 놀아.
자다 일어나서 시끄럽게 하지 말고.
송예지: 아직 여기 적응 안 돼서 책 좀 보려고요.
근데 수학이 절 버린 거 같아요.
더 필요한 건 없으세요?
송영준: 더 필요한 거 없냐고?
그럼 외벽에 붙은 전단지 좀 부탁하마.
오늘 아침 일찍 새를 산책시키다 봤는데
누가 붙였는지 모르겠구나.
네가 가서 청소 좀 하고 와.
송예지: ....네.
...
송예지: 다 먹었어요. 다녀 올게요.
송영준: 어. 그래.
옷 껴입고 목도리 하는 거 잊지 말고.
송예지: 알겠어요.
...
[송씨네 집 안뜰 외벽]
[전단지를 긁어내고 있는 송예지]
송예지: 너무 많이 껴입은 거 같아.
무거워 죽겠네.
조환위? 왜 여기 있어?
조환위: 송예지, 너 아직 내 이름 기억하고 있었네.
송예지: 너도 날 기억하고 있잖아.
조환위: 오늘 엄청 추운 날인데
여기서 뭐해?
왜 웃어?
송예지: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전단지 뜯고 있었어.
먼저 집에 들어가.
조금 밖에 안 남아서 나도 곧 들어갈거야.
조환위: 나도 같이 있을래!
나 송 할아버지랑 둘이 있으면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단 말이야.
아, 그러면 안 되지. 좀 천천히 해봐.
이거 봐. 거짓말이네.
이렇게 골고루 힘을 줘야지. 아.
그리고 마지막은 이렇게 힘껏 잡아 뜯어.
봐.
이렇게 하면 전단지 한 장 깔끔하게 뜯을 수 있어.
송예지: 고마워.
조환위: 별말씀을.
너 내가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는지 궁금하진 않아?
송예지: 뭔데?
조환위: 오빠한테 많이 벌 받아서 그래.
너도 곧 끝낼 것 같은데
나랑 같이 놀러갈래?
송예지: ...응?
조환위: 원래 삼촌이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외출하자마자 교통사고 나서.
송예지: 둘이?
조환위: 아니, 다른 사람이.
삼촌이 다행히 있어서 삼촌이 가서 출혈도 막고 그분 도와드렸어.
근데 그분 상태는 괜찮지 않은 것 같아.
삼촌은 걱정되는지 같이 병원으로 갔어.
송예지: 삼촌이 의사야?
조환위: 응.
베이징 의과대학에 재학중이고 아직 졸업은 안 했어.
삼촌이 평소에는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삼촌이 사람을 치료하고 사람 구하는 일에선 조금도 소홀하지 않아.
삼촌은 틀림없이 대단한 의사가 될 거야!
송예지: 맞아.....평소에도 안 그래.
조환위: 응? 뭐라고 했어?
송예지: 아, 아니야.
조환위: 하지만 삼촌이 없어도 괜찮아.
왜냐면 삼촌이 다 사준다고 했거든.
즉 너는 지금 당장 돌아가서 스크래퍼를 내려놓고 오기만 하면 돼!
송예지: ......그리고 나서 뭐해?
조환위: 그다음 날 따라와.
오늘 하루,
여주인공인 나 조환위를 데리고 너는 북쪽 호수로 달려갈 거야!
...
[아이스 링크장]
조환위: 스케이트 대여 하는 곳은 어디 있지?
너 탈 줄 알아?
송예지: 나는....
...
[회상]
송준: 이 인라인 스케이트 신으면 시멘트 바닥에서 미끄러길 수 있어.
물론 아이스 링크장에서 타는 것것처럼 시원하진 않겠지만!
.샤오예, 기다려.
새해 맞이하면 같이 할아버지 댁으로 가자.
아빠가 같이 가서 베이징에 있는 아이스 링크장에 데려가 줄게.
썰매도 여러번 탈 수 있어.
다른 곳에선 볼 수 없을 거야. 그렇지?
김민: 그럼 우리 샤오예가 미리 배워야겠네.
아빠가 스케이트를 유난히 잘 타는데
아빠한테 질 순 없잖아. 안 그래?
어린 송예지: 응! 아빠 이기고 싶어!
김민: 그래 엄마가 잡아줄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봐. 그냥 미끄러지는 거지?
...
조환위: 송예지? 송예지?
무슨 일 있어?
잘 못 타도 괜찮아. 내가 가르쳐줄게.
송예지: 나는.....아마 괜찮을거야.
조환위: 응. 그럼 스케이트화 빌리러 가자!
어서 가자.
[송예지는 조심스럽게 사람들을 피해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
송예지: 나 너무 두껍게 입고 온 거 같아.
조환위: 긴장 풀어.
내가 네 옆에 있잖아. 겁먹지 마.
송예지: 좋아.
조환위: 와 진짜 스케이트 잘 타네!
좀더 빨리 가봐! 저기 앞에서 만나자.
송예지: 알았어.
어떻게....
조환위: 샤오예, 왜 그래?
왜 갑자기 멈춰?
송예지: 아무것도 아니야.
아이 엄마: 아가, 천천히 가.
스케이트 날이 날카로워서 넘어질 수도 있어.
아이: 안 돼! 아빠 이길거야!
아이 아빠: 아빠는 더 빨리 갈 수 있는 걸?
오 빠르네.
아이: 아빠는 나 못 따라올거야!
...
[회상]
김민: 샤오예, 바이올린이랑 그림
둘 중에 뭐가 더 좋아?
송예지: 나는.....
김민: 엄마는 네가선택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힘들지 않으면 그거면 돼.
송준: 그래. 안 해도 돼.
넌 내 아들인데
당연히 다 가질 수 있고 넌 다 할 수 있어.
...
선시우: 송예지 맞지?
다른 뜻은 없고 조금 궁금해서.
그 사람 아들은....어떤 모습일지.
...
[송예지는 점점 속도를 높여 달렸다.]
[갑자기 멈춰섰다.]
조환위: 샤오예, 괜찮아?
왜 그렇게 빨리 스케이트를 탔어?
송예지: 괜찮아. [핸드폰을 흘끗 바라보며]
나 전화 좀 받고 올게.
조환위: 아, 다녀와. 다녀와.
그럼 나 두 바퀴 돌면서 너 기다리고 있을게.
아, 삼촌!
삼촌이 왜 여기 있어?
이청위: 너 잘 있는지 감시하러.
임무는 완수했네.
응? 송예지는? 어디 갔어?
조환위: 전화받으러.
왜 저기 쪼그리고 앉아 있는거지?
이청위: 가보자.
조환위: 응.
송예지: 안 돌아가.
조환위: 무슨 말을....
이청위: 쉿.
송준: 다시 올 생각이 없다고?
네 나이가 몇인 줄 알아? 왜 안 오겠다는 거야?
송예지: 떠나기 전 말했잖아요.
송준: 그때 내가 말리지 않은 건
할아버지가 너를 데리고 며칠 놀러다닐거라고 하셨으니까 그런 거잖아.
돌아오지 않는 건 네 결정이지?
20일 날짜로 표 끊을게.
할아버지 댁에서 이틀만 더 지내고 짐 싸서 집으로 돌아와.
송예지: 싫어요.
송준: 아빠가 말했지.
네가 거기 계속 머무를 순 없어.
네가 이런다고 뭘 할 수 있어?
송예지: 그래도 싫어요.
송준: 송예지! 너 약 잘못 먹었어?
내가---
송예지: 지난 학기 말에요.
어떤 분이 학교로 절 찾아왔었어요.
선시우. 서로 아는 사이 맞죠?
배가 많이 나온 여자분이었는데.
그 여자가 절 찾아왔었어요.
저보고 뱃속에 있는 아이가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추측해보라고 하던데요.
나중에 저랑 닮은 부분이 있을 것 같다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송준: 그게.....
송예지: 아.
[송예지는 힘이 빠진채 더 움츠렸다.]
송예지: 아빠.
저 좀 놓아주세요.
할아버지도 이제 나이가 드셨잖아요.
저 할아버지랑 같이 잊고 싶어요.
그러니까 다신 그러지 마세요.
더는 말하지 마세요....
그런 행동은 보기 좋지 않아요....
조환위: 송예지!
나 좀 봐봐!
송예지: 응?
조환위: 꽃보다 눈부시고 눈보다 하얘.
너 진짜 잘생겼다!
[송에지는 미소를 짓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조환위: 내 카메라 렌즈에 잘 담아놨어.
넌 내 눈에 띄었으니까 앞으로 우리가 널 지켜줄게!
송예지: 뭐?
이청위: 오, 웬일이야. 조환위.
네가 드디어 괜찮은 말을 다 하네.
[이청위는 송예지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쓸었다.]
송예지: 아, 어.....
이청위: 가자. 너무 춥다.
둘다 따뜻한 거 먹으러 가자.
조환위: 좋아! 가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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