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베이징]
[일요일, 이청위 차 안]
조환위: 아.
이청위: 왜 그래?
뭐 때문에 한숨을 쉬고 있어?
조환위: 샤오예 때문에.
샤오예가 베이징에 얼마나 더 머물지 잘 모르겠어.
나는 샤오예랑 같이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청위: 아직 떠난다고 말도 안 했잖아.
조환위: 샤오예는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오늘 송준 삼촌 태도 보면 누가 막을 수나 있겠어.
삼촌도 손을 잡아 당길수가 없었잖아.
편하게 살 수는 없나....
[이청위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조환위: 삼촌, 뭐하는 거야?
이청위: 빨간불,
...
[회상]
[오래된 베이징 양고기 전골 레스토랑]
손님: 웨이터!/ 직원: 네!
손님: 참깨소스 하나 줘요./ 웨이터: 참깨소스 하나.
손님: 그리고 프로볼 하나만 더 주세요.
사장: 아, 왔어? 오늘은 사람이 한 명 부족한데.
왜 오빠랑 같이 안 왔어?
조환위: 헤헤.
오늘은 새 친구가 있어서 오빠랑 같이 안 왔어요.
사장: 그래. 너흰 여전히 셋이 함께하네.
이청위: 좋아. 저희 소 두 접시 추가 할게요.
조환위: 야채도 두 접시 더 주시고
참깨 소스를 곁들인 팬케이크랑 얼음처럼 차갑게 북극해 한 병도 같이 부탁드릴게요.
이청위: 이 추운 날씨에 뭘 시원하게 마시려고?
[옆에 있는 송예지를 바라보며] 베이징 담금주
술 마셔?
송예지: 네. 마셔요.
이청위: 좋아. 그럼 됐어.
사장: 알았어. 바로 줄게.
조환위: 샤오예.
참께소스 드레싱 뿌려줄까?
샤브샤브는 여기에 찍어먹어야 해.
조환위: 맛있다!
송예지: 고마워.
웨이터: 아.
뜨겁습니다. 제가 준비해드릴게요.
손님: 아, 감사합니다.
웨이터: 잠시만요.
손님: 아, 아. 좋아요.
이청위: 최신 유행 폰을 사용하고 있네.
송예지: ...아빠가 사주셨어요.
이청위: 어느 회사 거야? 잠깐만 빌려줄래?
송예지: 잘 모르겠어요.
절 못 찾으실까봐 마음대로 사주신거라.
조환위: 똑같아!
우리 오빠도 내가 놀다가 나 못 찾을까 봐 걱정된다고
친절하게 나한테 휴대폰까지 줬어.
요즘 젊은 애들을 너무 모른다니까.
안 찾아주는 게 더 좋은데. 그래서 난 그냥 전원 꺼버려.
이청위: 조환위.
지금 그런 말 하는 건 나를 조심하는 게 좋을텐데.
내가 셴러지한테 말할 까봐 걱정은 안 돼?
조환위: 맘대로 해.
이청위: 일단 휴대폰 놔두고 밥이나 맛있게 먹자.
송예지: 네.
웨이터: 음식 나왔습니다.
음식 준비 다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청위는 아무말 없이 폰을 껐다.]
이청위: 자, 냄비 끓고 있으니까 고기 가져와.
송예지, 냄비 봐봐.
이 고기는 1분이면 익어.
송예지: 아....좋아요.
조환위: 이리와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탄산음료 마셔봐봐.
밖에 눈 내리나봐!
...
이청위: [송예지를 바라보며] 눈 봤어?
내일 눈이 녹으면 낙엽이 얼어붙을거야.
수정처럼 맑아서 보기 좋아.
맞다. 내가 요 며칠 시간이 좀 있는데
마침 너 데리고 돌아다녀볼까 해서. 내일 어디 가고싶은 곳 있어?
송예지: 내일이요?
이청위: 아, 다른 날도 돼.
베이징은 넓어서 천천히 너 데리고 놀러다녀도 될 것 같아.
송예지: 그럼 내일....
...
이청위: 여기 머무를지 말지는 그 애가 결정해.
그 애가 원한다면 내가 다 알아서 할거야.
...
이청위: 창페이 문학, 논산 원작.
만방 앱, 마이크로 컬처 공동 제작.
오디오 드라마. "한 가지" 시즌1
2화.
귀를 기울여 주세요.
...
[이씨네 집 단독주택]
이청위: 조환위. 벌써 며칠이 지났는데
너 가출 충분히 오래 했어.
정말 집에 안 가고 싶어?
조환위: 뭐. 할말 있어?
외할아버지는 아직 괜찮아하시거든?
이청위: 네 오빠가 와서 집을 부숴버릴까봐 내가 겁나서 그래.
이진: 샤오웨이. 저녁에 밥 먹으러 와.
조금 있다가 사무실에서 차 몰고 너랑 아빠 데리러 올게.
환위, 같이 갈래?
이청위: 안 가.
조환위: 이모, 저도 안 갈래요.
이진: 이렇게 게을러서야....
이청위.
너 이 아저씨 손자분 생일 때도 안 갔잖아.
이번에는 아버지도 모셔오고, 너도 꼭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그분 어린 손자도 좋대.
고등학교 입학에 대해 같이 얘기도 좀 해주고.
이청위: 난 대학생이야.
그분 손자가 고등학교에 가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아, 샤오예랑 있을테니까 조환위 데리고 가.
조환위: 삼촌!
이진: 넌 고등학교 안 가봤어?
이청위: 누나. 누나가 다녔잖아.
그럼 얘기 충분히 하겠네.
이진: 안 가고 싶으면 가지마.
집에 있어.
그리고 집에 있는 신발 전부 닦아놔.
옷도 다 빨아놓고.
이청위: 알았어.
누나, 근데 하이힐 뭘로 닦아? 어떤 걸 솔질 해야해?
이진: 아, 답답해.
아빠는 어떻게 너보고 송 아저씨 마중을 나가라고 하셨지?
이청위: 허. 내가 하겠다고 한 거거든.
이진: 나이가 들수록 더 짜증나. 저리 가.
이청위: 누나 구두도 닦아주는데 왜 누나가 짜증나...
[이청위는 조환위 옆에 앉았다.]
이청위: 사실대로 말해봐. 조환위.
가출한 건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 가.
때때로 형제 자매는 짜증나게 해.
조환위: 삼촌, 삼촌한테만 말해줄게.
셴러지한텐 말하지 마. 알았어?
이청위: 오. 오늘 태도가 아주 당당하네.
그냥 이름으로 부르고 말이야.
이걸 녹음 했어야했는데.
[조환위를 밀며] 가서 문 열어.
네 이모가 또 뭐 두고 나갔나보다.
조환위: 알았어.
오빠? 오빠가 어떻게.....여기 왔어.
이청위: 오, 이제는 셴러진이라 부르고 싶지 않은가봐.
방금 네 기세는 어디로 갔어?
조환위: 삼촌!
이청위: 아이고.
우리 텔레파시가 안 통한 거 같네.
역시 원수 사이는 길이 좁나봐.
셴러지:조환위. 슬리퍼 신고 다녀.
조환위: 응.
이청위: 어서 들어와 앉아. 셴러지.
입구에서 뭐 하고 있어?
[셴러지는 조환위를 쳐다보다 소파로 걸어갔다.]
이청위: 너네 먼저 얘기 나누고 있어. 내가 가서 마실 것 좀 가져올게.
셴러지: 가출이라....
조환위. 이제 다 컸네.
조환위: 오빠. 나는 이제 개과천선 하기로 했어.
학교 개학하면 영어공부도 열심히 할 거고.
셴러지: 그리고.
조환위: 황 선생님한테도 말대꾸 안 할게.
셴러지: 그리고.
조환위: 조기 연애 안 해.
이청위: 뭐? 우리 착한 여동생이
애인이랑 학교에 다녔어?
셴러지: 그래도 남자친구가 정 많고 의리도 있나보네.
부모가 와서 때려 죽이려 해도 헤어지지 않는 거 보면 말이야.
이청위: 좋네. 조환위.
우리도 아직 이 나이에 안 했는데
넌 뿌리까지 심어뒀어?
조환위: 삼촌. 이건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지.
오빠가 연말 연시 다가오니까 여자친구랑 밥 먹으러 다니는데
3일 동안 난 그걸 네 번을 봤어.
이청위: 너희 남매는 정말 잘났네.
서운하게 왜 나한테는 말을 안했어?
조환위: 그게 뭐.
쳇 나도 몰랐어.
셴러지: 아직 한창이고 정해진 것도 없어.
천천히 마셔.
이청위: 아니지, 셴러지.
방금 말한 거 무슨 뜻이야? 지금 진지하게 만나는 중인거야?
셴러지: 응.
이청위: 누구야? 내가 아는 사람?
천선아랑 비슷한 사람은 아니겠지?
조환위, 넌 봇 봤어?
나한테 말해봐.
[센러지가 티슈를 들고 조환위에게 갔다]
셴러지: 어떻게 아직도 애처럼 우유를 마셔?
움직이지마.
[조환위의 입가를 닦는 것을 도와주며] 나중에 얘기해.
조환위: 삼촌.
이청위: 응? 왜.
조환위: 내일 송예지 데리고 이화원에 데리고 가보자.
이청위: 다 좋으니까 둘이 알아서 해.
그애가 좋아하기만 하면 돼.
셴러지: 송예지가 누구야?
이청위: 아, 송 아저씨 손자.
이번에 송 아저씨랑 같이 베이징에 왔어.
셴러지: 송준 형이 떠났을 때
개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을 때네.
이청위: 맞아. 오랜만이야.
조환위: 마치 만나본 적 있는 것 처럼 얘기하네.
이청위: 아주 재밌는 애야.
조환위: 응. 나도 걔가 재밌다고 생각해.
그리고 엄청 예뻐.
송 아저씨가 그때 떠나지 않았다면
그럼 나한텐 완전 잘생긴 소꿉친구 한 명 있었을 텐데.
내가 먼저 전화 걸어봐야겠다!
셴러지: 야. 송예지 그 아이 말이야....
조환위한테 관심 있는 건 아니겠지?
이청위: ......너 뭔가 문제 있는 거 같아.
...
송예지: 응, 환위.
그럼 내일 아침 9시에 골목에서 만나자. 안녕.
송영준: 방금 환위 전화니?
송예지: 네.
송영준: 오늘 재밌었어?
송예지: 재밌었어요.
그나저나 할아버지.
송영준: 응?
송예지: 돌아오는 길에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비둘기를 키우는 걸 봤어요.
할아버지는 안 키워요?
송영준: 뭐?
우리 에메랄드가 더 예쁘지 않니?
그리고 넌 새 키울 줄 모르잖아.
송예지: 달라요.
비둘기는 방목하고 새장이 따로 없어요.
송영준: 음, 그래서 넌 나한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송예지: 할아버지. 저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송영준: 아이고.
그건 예전에도 나한테 얘기 하지 않았어?
송예지: 저 진심이에요.
송영준: 나도 장난으로 말하지 않았어.
송예지: 할아버지 아들은 그래요.
송영준: 하하.
난 또 큰일인줄 알았네.
네 아빠가 그렇게 말하면 될 거라 생각하니?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건 언제나 네 손에 달려있단다.
네가 결정했다면 나도 네 결정에 찬성해.
송예지: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송영준: 흠. 또 다른 말은 없어?
네가 만약 비둘기가 좋다면
내일 서둘러서 바둘기 찾아줄게.
때가 되면 비둘기 휘파람 소리도 가르쳐줄테니까
위엄있게 데리고 나가봐.
송예지: 비둘기 휘파람...그게 뭐예요?
송영준: 비둘기가 파란 하늘 아래에서 휘파람 불어주면 빙글빙글 돌아.
들어본 적 있니?
이씨 할아버지랑 놀게 아직 많이 남아있어.
송예지: 그럼...삼촌도 알아요?
송영준: 당연하지.
샤오웨이도 이씨 할아버지가 손수 다 가르쳐줬어.
즐겁게 시간 보내보렴.
아, 그리고 내일 놀라갈 때 숙소 잡는 거 잊지 말고.
송예지: 숙소요?
이씨 할아버지도 오실거야.
그리고 셴씨네 식구들도 다 있어.
할아버지는 전화받고 올테니까 넌 가서 쉬고 있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밖이 추워.
송예지: 네.
송영준: 아, 그래.
언제쯤 올거니, 타오야.
...
[회상]
이청위 아, 며칠은 괜찮아.
베이징은 넓으니까 천천히 시간 가져.
...
송예지: 기회가 된다면..... 비둘기 휘파람 부는 법 배우고 싶어.
...
셴진예: 아이고.
오랜 세월 못 만난 사이에 애들은 더 컸네요.
우리도 늙었고.
이위공: 그렇지,.
이번에 송씨도 돌아왔으니 안 떠날거고.
이젠 더 자주 만날 일만 남았어.
셴진예: 오, 기분 좋네.
그럼 모레는 어때? 모레.
모여서 체스나 두자고.
송영준: 좋지.
근데 그거 이씨 손에 달리지 않았나?
전에 체스 게임에서 졌잖아.
그 일 이후 반달이나 원한이 쌓여있다고.
라오이: 그건 너때문인데 아직도 내 얘기를 꺼내?
이진: 삼촌.
이번에 샤오예랑 베이징으로 돌아오셨는데 적응은 하셨어요?
제가 보기엔 그애 말을 잘 안 하더라고요.
송영준: 아 그거 습관이야 습관.
우리 다 잘 적응했어.
우리 샤오예가 원래 말이 잘 없어.
푸커: 조용한게 좋지.
우리 가족과는 달라.
오빠가하고 트러블이 생길 때 마다
집 지붕이라도 들어올리고 싶다니까.
아, 러지. 그 두 꼬맹이들 잘 살펴봐.
마운틴 소다 탄산음료 못 마시게 해.
셴러지: 응.
이위공: 그럼 한 잔 더 하자.
이 잔은 라오송과 샤오예를 위한 잔이야.
자!
건배!
조환위: 송예지. 건배하자!
송예지: 응. 좋아.
조환위: 사람이 많이서 시끄러워?
송예지: 아니.
조환위: 거짓말.
하지만 할아버지는 시끌벅적한 거 좋아해.
앞으로 모임이 더 많아질 것 같아.
아, 그리고 여기 호텔 괜찮지?
송예지: 응. 고마워. 좋아.
조화누이: 고맙단 말 안 해도 돼.
여긴 삼촌이 준비한 거니까.
송예지: 뭐?
조환위: 그날 네가 숙소 알아본다고 말해서
나는 오빠한테 도움을 청했는데
나중에는 어찌어찌해서 삼촌도 다 알게됐어.
삼촌이 우리가 힘들까봐 개인실 따로 예약해주셨어.
송예지: 그럼 왜 오늘 안 오셨어?
이화원에 내일.....
셴러지: 조환위.
밖인데 얌전히 잘 앉을 수는 없어?
자, 이 차 마셔봐.
샤오예, 이건 네 잔이야.
송예지: 아,감사합니다. 러지 형.
셴러지: 천만에.
조환위: 지금 그거. 뭘 그렇게 정중하게 대해?
우리 오빠면 네 오빠고 나는---
셴러지: 뭐라는거야?
잠깐. [셴러지가 손등으로 조환위의 얼굴에 갖다 댄다.]
얼굴이 뜨겁잖아. 속은 괜찮아?
조환위: 음.... 안 불편해.
셴러지: 널 감시 안 한 내탓이지.
앞으로 이런 거 마시지마. 알았어?
조환위: 알았어. 알았어.
푸커: 셴러지? 셴러지!
셴러지: 갈게요
조환위: 이 차 쓰고 떫어.
그냥 마시는 척 할래.
송예지: 너랑 러지 형 사이 정말 좋은 것 같아.
조환위: 응?
넌 어때? 못 마시겠지?
송예지: 응? 아니. 난 괜찮아.
조환위: 아, 그러고보니 나한테 뭘 말하려고 했었어?
오늘 왜 삼촌이 안 왔냐고?
송예지: 응.
조환위: 삼촌은 현재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중이라 엄청 바빠.
오늘 시간이 없어.
송예지: 아....
....
송예지: 환위. 나 잠깐 나갔다올게.
조환위: 화장실 가려고?
문 밖에 있어. 갔다와.
...
[송예지는 쌓인 눈을 밟고 죽은 나뭇가지아래 왔다.]
[송예지는 쪼그려 앉아 낙엽 두 개를 주웠다.]
송예지: 정말 나뭇잎이 얼어붙었네.
...
이청위: 눈 좋아해?
눈이 녹으면 낙엽이 얼어붙을거야.
그럼 수정처럼 맑아서 더 보기 좋아.
...
송예지: 정말 예뻐.
이청위: 송예지?
송예지: 아, 삼촌.
삼촌 안 온다고 햇는데...
이청위: 네가 걱정돼서.
응?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마당에서 낙엽 줍고 있었어? 음식이 입에 안맞아?
송예지: 아, 아니요. 맛있었어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촌.
이청위: 다음에 또 이런일 생기면
그냥 나한테 말해.
송예지: 네.
이청위: 술마셨어?
송예지: 응....
어쩌다가.... 다들 술 마시고 있어요.
이청위: 얼마나 마셨어?
송예지: 작은 컵 하나.
이청위: 음. 좋아.
[이청위가 송예지의 귀를 잡았다.]
송예지: [귀를 만지며] 차가워요.
이청위: 뭐?
송예지: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청위: 다른 사람들은? 아직 식사 안 끝났어?
송예지: 아직 마시고 계세요. 전 잠깐 바람쐬려고요.
이청위: 알았어.
그럼 여기서 사람들 나올때까지 같이 기다리자.
송예지: 밥 드셨어요?
식사 끝날 때까지 기다릴게요.
이청위: 난 먹었어.
자, 일어나. 너무 오래 쪼그려 앉지 말고.
아, 그러고보니 이진 이모 봤어?
송예지: 이모?
이청위: 그래. 우리 누나.
오늘 누나가 여기 왔어.
...
이진: 응? 너 샤오예 맞지?
음, 진짜 잘생겼네.
이청위가 매일 네 얘기 하던데 그럴만 했어.
송예지: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아주머니도 예뻐요.
...
송예지: '사실은 이모였다니....'
'난 아줌마라고 불렀는데....'
송예지: 아, 봤어요.
[송예지가 일어서려고 했으나 제대로 일어서질 못했다.]
이청위: [손을 들어 송예지를 잡았다.] 천천히.
너무 빨리 일어나면 어지러워서 조심해야해.
송예지: 감사합니다. 삼촌.
이청위: 송준 형은 새해 때 오신대?
송예지: 모르겠어요.
이청위: 어렸을 때
송준 형이 나랑 셴러지 데리고 놀러 다녔었어.
우리를 위해 간식이랑 장난감도 많이 사줬고.
필요하다면 어른이 돼서
성적 증명서에 대신 싸인도 해주고
송예지: 진짜요? 그럼 정말 좋은 형이었네요.
전 항상 기숙학교에서 지냈는데
선생님은 저한테 성적 증명서에 직접 싸인하라고 하셨어요.
이청위: 직접 싸인하라고?
송예지: 맞아요.
이청위: 우리반은 1등 시험지 아니면 부모가 사인해야 하는데
너 꽤 하나봐.
송예지: 그정돈 아니에요.
저희반 규칙은 상위 3등까지만 그래요.
이청위: 하하.
그럼 그날
그때 말한 거 진심이야?
그때 베이징에 남고 싶고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 말이야.
송예지: 응.
할아버지랑 같이 있고 싶어요.
그리고....
어차피 안 돌아갈거예요.
이청위: 알았어.
송예지: 응?
이청위: 괜찮아. 폰 줘봐.
[송예지가 솜털 외투를 벗고 안쪽에서 주머니를 찾아 손을 더듬었다]
이청위: 무슨 보물 찾기 해?
송예지: 옷을 껴입어서 약간 무거워요.
이청위: 나도 아직 북쪽 3층 건물이 익숙하지 않긴 해.
됐어. 귀찮게 안 할게.
내가 해줄게.
[이청위가 송예지의 외투를 열어 폰을 가져가려고 한다]
주머니 어디 있어? 재킷이야, 스웨터야?
[이청위가 실수로 송예지의 허리를 만졌다.]
송예지: 스웨터요....
이청위: 아닌데...
아, 여기있다.
스웨터에 주머니가 두 개 달린 이유가 뭐야?
도둑 있으면 혼란스럽게라도 하려고?
송예지: 할머니가 직접 저한테 스웨터를 만들어 주셨어요.
할머니가 대칭을 좋아해서요.
[송예지는 이청위가 만진 허리 부분을 문질렀다.]
이청위: 응? 뭐 문제 있어?
송예지: 아, 아니요.
스웨터가 스펴서 그런지 조금 가려워서요.
이청위: 내 번호 저장 해뒀어.
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한테 와.
나를 못 찾으면 내 집으로 와도 돼.
이 할아버지랑 이진 이모를 찾아가.
[이청위가 송예지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토닥였다.]
이청위: 앞으로 여기서 공부하고 살 거니까
크고 작은 일이든 삼촌한테 도와달라 말해도 돼.
송예지: ....
이청위: 알아들었어?
송에지: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삼촌.
이청위: 앞으로 덜 감사해도 돼.
좋아. 안으로 들어가보자.
술 너무 마시지 말고. 우리 둘은 안 취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저 사람들이 움직이진 않을 것 같긴 하지만.
송예지: 응.
...
[셴씨네 집]
조환위: 여보세요.
주예산; 나야. 주예산.
응? 뭘 찢고 있어?
조환위: 달력. 날짜 보고 있었어.
수학 수업이 이번주 금요일이야.
주예산: 알았어.
네 남자친구인척 나를 희생시켰으니
내 시험 치르는 것 좀 도와줘야겠어.
전체 학년 상위 20등 안에!
조환위: 걱정마. 문제 없어.
근데 내 수학 성적은 신경 안 써?
주예산: 아, 아니
우리 개학 하는데 과외를 하긴 해야하고
근데 너무 늦은 거 같아서.
조환위: 걱정마. 어차피 상위 20등 안에 못 들어.
네 머리를 공처럼 걷어 차버릴 테니까.
주예산: 와우.
정말 피비린내나는 폭력적인 여친이네.
차라리 죽는 게 더 좋겠어.
조환위: 말이 나왓으니 하는 말인데.
왜 너한테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데?
네가 때려죽여도 안 헤어진다고 말해서
우리 오빠랑 삼촌이 네 깊은 애정에 칭찬을 했어.
주예산: 흠. 칭찬해주시니 감사하네.
난 처음으로 눅 남자친구인 척 해서
적당히 잘 조절하지 못 했어.
다음에, 다음엔 더 능숙하게 할게.
그래도 우리 성공했잖아.
너희 오빠는 어때?
조환위: 우리 오빠.....
...
[회상]
셴러지: 조환위. 성공했네.
누구랑 같이 저녁 먹고 있었는데
오늘 네 선생님이 불러서 학교에 가서
정면으로 욕 먹었어.
영어 시험지에 적은 게 없어서
반에서 두번째로 낮은 점수에.
말해. 뭐하자는 거야?
조환위: 죄송하네요.
오빠가 다른 사람이랑 밥 먹는데 그걸 방해해서.
셴러지: 나는 네 성적에 대해 물어본 거야.
조환위: ....성적에 대해 뭘 얘기해?
셴러지: 지금 시기에 성적은 중요해.
내가 직접 볼테니까 시험지 보여줘봐.
조환위: 향수냄새 진짜 별로야. 맛도 없고.
셴러지: 뭐라고?
조환위: 말했잖아. 여기서 냄새나.
나가서 바람 쐬러 갈래.
...
조환위: 아무튼 죽진 않았고
이미 다 들켰어.
발견하기도 쉬웠으니까
오빠가 미치지 않는 이상 의심을 안 할 수가 없을 걸.
주예산: 그럼 우리 목표는 이뤘네.
주예산: 결국 우린 조기 연애를 했고
이 금기사항에 직면 했잖아.
반에서 두번째로 꼴찌는
좀 걱정되긴 하지만.
여보세요? 여보세요?
조환위: 주예산.
주예산: 아, 어.
내가 계속 불렀는데 네가 대답 안 한거잖아.
난 전화 끊을 뻔 했어.
조환위: 오늘 과외하기로 한 거 말이야.
내가 장소 정해놨어.
그러니까 넌 내 전화 기자려.
주예산: 알았어.
...
조환위: 왕 이모.
저 점심 안 먹을 거니까 전 식사준비 안해주셔도 돼요.
셴러지: 어디가려고?
조환위: 삼촌 집.
쏀러지: 아침도 안 먹고
아침에 침대에서 나오지도 않더니
이제는 밖에 나간다고?
조환위, 대체 뭐하자는 거야?
조환위: 아침 먹었어.
셴러지: 뭘 먹었어?
조환위: 비스킷이랑 우유. 그리고
나는 내 침실에서 공부 하고 있었어.
영어 공부 하라고 했잖아.
셴러지: 조환위. 네 날개 굳었어.
조환위: 그정도 까진 아니고 그렇게 어렵진 않아.
쏀러지: 너---
왕 아줌마: 아이고, 조금만 살살 말해.
자, 밥은 먹고 가자. 응?
오빠가 네가 지난 며칠 동안 잘 못 먹었다고
특별히 돼지고기 조림을 부탁까지 했어.
조환위: 아니에요, 아줌마. 삼촌이 저 기다리고 잇을 거예요.
셴러지: 기다려. 내가 전화 해둘게.
조환위: 싸워?
셴러지: 메세지 답장부터 하고 있어.
조환위: 누구?
답장하는데 너무 오래 걸리는 거 같지 않아?
셴러지: 넌 모르는 사람.
조환위: "간팅"
셴러지: 너---
이청위: 여보세요?
조환위: 삼촌, 오빠가 할 말 있대.
[조환위는 재빠르게 셴러지 집에서 뛰쳐나왔다.]
...
[침대에 누워 이불에서 책을 읽고 있는 송예지.]
송예지: "이번 세기는 미쳤다."
"비인간적이고 타락했지만 당신은 항상 냉정했고."
"다정하고 더없이 깨끗햇다."
"이번 세기는 미쳤고 비인간적이고 타락했지만.."
"당신은 항상 냉정하고 다정하고 더없이 깨끗했다..."
누구세요?
조환위: 나. 조...
송예지: 환위?
조환위: 나....
송예지: 빨리 들어와. 밖이 추워.
조환위: 음...
송예지: 슬리퍼 갈아신고
외투는 거기에 걸어두면 돼.
조환위: 음.... 나....
송예지: 너....
조환위: 나....
송예지: 밥은 먹었어?
조환위: 아니. 나 아침도 못 먹었어.
송예지: 자, 따듯한 물 마시고 몸 좀 녹여.
오늘 류 아주머니는 안 계셔.
할아버지는 저녁 먹으러 잠깐 나가셨어.
너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내가 만들어 줄게.
조환위: 요리 할 줄 알아?
그럼 돼지고기 조림도 괜찮아?
송예지: 음....토마토를 곁들인 스크램블 에그 가능해.
조환위: 아. 좋아. 고마워.
...
조환위: 너 방금 책 읽고 있었어?
송예지: 응. 이 다음엔 뭐하고 놀래?
조환위: 음....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
송예지: 그럼 같이 책 읽자.
아, 네가 아까 책가방 들고 온 것도 봤어.
아니면 같이 숙제해도 괜찮아.
조환위: 숙제? 아 맞다!
송예지: 왜 그래?
조화누이: 아.... 저기 송예지.
너 혹시 수학 좋아해?
...
조환위: 길을 모르겠다니
내가 널 데리러 가게 만들고.
내가 세번째 골목이라고 말 했잖아!
주예산: 아니거든.
넌 나한테 파란색 전단지가 붙은 전봇대가 있다고 했잖아.
나는 넌 믿었다고.
네가 오면서 봤겠지만
모든 기둥에 파란색 전단지가 붙어 있어!
조환위: 그래서 내가 세번째 골목이라 말했잖아!
주예산: 알았어. 알앗어.
내 과외를 도와준다니까
너랑 싸우진 않을게.
조환위: 다시한 번 경고하는데
주예산: 뭐.
조환위: 송예지는 말수가 적지만 좋은 애야.
어쨌든 괜히 놀라게 만들지 마.
주예산: 하... 알았어. 나도 알아.
아까부터 계속 말하고 있잖아.
송예지가 누군데?
...
송예지: 나야.
주예산: ....
조환위: 들어와, 주예산. 왜 바보같이 있어?
주예산: 길잃어서....난,
네가 더 바보야.
송예지: 슬리퍼 신어.
외투 벗어서 거기에 걸고.
먼저 따뜻한 것부터 마셔.
주예산: 고마워. 아, 맞다. 내 이름은 주예산이야.
송예지: 송예지.
주예산: 아, 우연이네.
조환위: 뭐가 우연이야?
샤오예, 이름에 대해 알려줘.
그때 네가 말해줬잖아.
내 이름의 "예"는 들이야. 들판.
주예산: 그렇구나.
조환위: 어때?
너랑 안 똑같지?
주예산: 응. 나보다 더 좋은 것 같아.
아, 잠깐. 조환위 너
네 오빠가 너 찾는다고 나한테 온 거 알아?
조환위: 아.
오빠는 지금 나한테 말 건 생각도 없을 걸.
밖에서 누구랑 같이 밥이나 먹고 있겠지.
...
[이청위 집]
이청위: 응?
셴러지? 어떻게 먼저 왔어?
셴러지: 아직 안 왔어?
이청위: 무슨 일인데?
방금 전화할 때도 기분 안 좋아보이더니.
둘이 또 말다퉜어?
센러지: 조환위가 아무래도 반항기가 온 것 같아.
이청위: 응? 반항기?
셴러지: 전화 좀 해볼게.
이청위: 응.
아, 뭐 마실래?
누나가 사온 자스민차 있는데...
셴러지: 됐어.
이청위: 성격 나오네.
내가 만약 조환위였다면 나도 집에서 가출했을지도....
[이청위는 차를 끓이고 거실로 왔다.]
셴러지: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청위: 아니. 너네 정말 안맞네.
선생님한테까지 전화 한 거야?
셴러지: 어. 그 남자친구 전화 번호 물어본 거지만.
이청위: 그 다음엔?
셴러지: 전화해야지.
이청위: 그리고?
조환위가 이제 그렇게 무지하진 않아.
우리도 걔 나이였을 땐 더 이상했잖아.
셴형이랑 이모도 놔두시고
너처럼 신경쓰진 않는다고.
왜 자꾸 뭘 하든 못 하게 하는 거야?
셴러진: 네가 여동생이 없어서 그래.
이청위: 나 조카 있거든.
셴러진: 달라.
이청위: 아, 그럼 뭐...
셴러지: 안녕, 나 조환위 오빠야.
셴러진. 너 주예산 맞지?
내 전화 끊었어?
걔가 내 전화 끊으라고 시킨건가?
이청위: 오, 다시 싸우겠네.
전화 끊으라고 하다니.
셴러진: ......
이청위: 바빠보이는데 시간 천천히 가져. 난 실험이 있어서
학교에 가봐야해.
셴러진: 무슨 실험이길래 네가 가?
이청위: 내가 직접 가야 안심이 돼서.
셴러진: 아, 전화 다시 왔다.
이청위: 봐, 애가 착하네.
조환위가 보는 눈은 있어.
나한테 줘봐. 같이 듣자.
여보세요? 안녕.
여보세요?
송예지: 삼촌?
...
주예산: 지금 무슨 상황이야?
송예지: 러진 형이 조금있다가 조환위 데리러 여기 오겠대.
주예산: 아....
서비스 해준다던지 다른 말은 없었어?
조환위: 무슨 서비스.
서비스는 파생됐어.
주예산: 아, 그래.
다 내가 자초한 일이지, 더는 살아남지 못 할 거야....
송예지: 대체 무슨 일이야?
조환위: 아...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
송예지: 그럼 나 포도 씻고 있을게.
조환위/ 주예산: 알았어.
주예산: 너희 오빠는 언제쯤 오실까?
조환위: 무슨 사고 없으면 20분안에 도착할 거야.
주예산: 송예지가 있어서 다행이다.
조환위: 응....
아니었으면 이일을 처리도 못했을거야.
주예산: 응.
환위, 오늘 헤어지자.
조환위: 알았어. 아까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주예산: 괜찮아. 아직 안 늦었어.
조환위: 응.
송예지: 너네 연애중이었어?
주예산: 아, 오해하지마. 이미 헤어졌어.
송예지: 그래.... 과일 먹을래?
주예산: 아, 아니.
나중을 위해 놔둬... 곧 형 오시니까.
송예지: 아, 응.
내가 문 열게.
삼촌? 왜 여기 있어요?
이청위: 왜? 오면 안 돼?
송예지: 아니요, 삼촌. 러지 형.
밖이 추운데 어서 들어오세요.
슬리퍼 신으세요.
외투 벗고 거기에 걸어두세요.
셴러지: 조환위는 뭐해?
송예지: 공부요.
이청위: 뭐가 그렇게 걱정돼?
아직 외투도 못 벗었는데...
송예지: 삼촌, 삼촌은 할아버지 찾아 오셨어요?
이청위: 아니. 널 찾아왔어.
송예지: 저를 찾아왔다고요?
이청위: 맞아.
조금 잇으면 안에서 전쟁 날텐데 걱정이 돼서.
연못안에 물고기인 너도 영향 받을 거야.
가자. 내 뒤에 숨어서 한 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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