放学等我 (방과후에 기다려) 소설 번역

방과후에 기다려 소설 17화 [기다려, 내일은 꼭 때릴거야.]

움_움 2024. 11. 21. 20:34








https://www.jjwxc.net/onebook.php?novelid=5555568&chapterid=17


난청의 봄기온은 빨리 돌아와서 각 학교의 봄 체육대회 개최도 다른 지역보다 빨랐다.
 
체육대회는 이틀 동안 계속되며, 이 이틀 동안 수업을 듣거나 교실에서 자습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이틀간의  교 방학과 같았다. 더 대담한 학생은 이틀 연속으로 학교를 빼먹기도 했다.

체육대회 개막식은 날씨도 딱 좋았다.
반 학생들은 입장할 때 모든 학급이 통일된 복장을 요구해서 모두 교복 셔츠와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주앙팡친은 오늘 모처럼 밝은 색상의 치마를 입었다. 그녀는 반 옆에 서서 입장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이렇게 다들 무기력해?"
 
주앙팡친은 대열을 훑어보며 말했다.
 
"너희 교복 셔츠 모두 허리에 찔러넣어."
 
"하지만 이상할 거 같은데요."
 
장원징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건 개막식이지, 문예공연이 아니야. 너희들이 예쁘게 하고 다닐 필요가 없어. 활기차게 다니면 돼."
 
주앙팡친은 말을 마치고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
 
"장원징. 너 화장 했어?"
 
장원징은 움츠러들었다.
 
"아니요! 원래 자연미인인데요?"

"나중에 반장오면 입술을 오므리고 들키지 마."
 
주앙팡친이 말했다.
 
"입을 꽃처럼 보이게 오므려."
 
장원징은 즉시 그녀에게 하트를 보냈다.
 
"네!"

주앙팡친은 고개를 돌려, 끝에서 두 번째 줄 사람을 보고, 얼굴에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유환, 내가 한 말 다 들었어?"
 
유환은 너무 졸려서, 노래를 부를 힘도 없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는 눈꺼풀을 치켜올리고, 손을 질질 끌며, 옷자락을 바지 허리에 집어넣었다.

곧 입장해야 하기 때문에, 줄은 세로로 늘어서 있었다.
진경심은 줄의 맨 끝에 서서, 그의 움직임에 따라 눈을 내리깔았다.
유환의 옷은 매우 엉성하게 채워져 있었고, 옷자락이 구겨져 한 덩어리로 옹기 종기 모여, 남자의 허리선을 졸라매었다.

진경심은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흘끗 보고, 재빨리 다시 시선을 뗐다.

다름사람에 비해 허리가 너무 가늘잖아.

학교는 두 학급이 나란히 입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들 옆은 8반이었다.

주오관은 처음에는 무기력했지만 고개를 돌려 왕루안을 보고 큰 소리로 웃었다.
 
"젠장, 왕루안, 너 엉덩이 진짜 커, 너무 멍청해 보이잖아."
 
두 반의 학생들은 모두 큰 웃음을 터뜨렸다.

"젠장, 너희 반은 허리 안 넣었냐?!"
 
왕루안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여기 누가 허리 안 넣은 사람이라도 있어? 멍청아, 다른 애들 좀 봐라, 다 똑같이 못생겼거든!"

주오관이 말했다.
 
"뒤 돌아봐."

왕루안은 고개를 돌렸다.

유환은졸려서 고개를 숙인 채 나른하게 서 있었고, 두 손으로 주머니를 움켜쥐고 커다란 교복 옷자락은 허리에 조여 얼떨결에 지저분한 멋쟁이가 나왔다.
진경심은 말할 것도 없었다. 비록 몸이 약간 허약하긴 하지만, 이미지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어깨가 넓고, 손이 길고, 다리가 길어, 얼굴에 약간의 표정만 있으면, 바로 학생 홍보 책자를 찍을 수 있을 정도였다.

왕루안: "......"

이건 무슨 뜻이지? 전교에서 유일하게 옷자락을 허리에 넣고도 잘생긴 남자 두 명이 왜 모두 내 뒤에 모인 건데?

"개막식은 한 시간 지나서야 해산되었고, 그들은 연단 옆 관람석으로 배정되었는데, 위치가 매우 좋아, 고개를 돌려 학교 지도자와 친밀하게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주앙팡친은 오늘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체육대회에서 몇 등을 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반 학생들이 모두 모였기에 그녀는 꼴찌라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어젯밤에 슈퍼에서 산 간식을 꺼내 학생들에게 나눠준 다음, 다음 반 참가 선수들을 소집하여 그들에게 일일이 검사 위치와 경기 시간을 강조했다.

유환은 어쩔 수 없이 두 가지 종목에 참가했는데, 한 종목은 계주, 다른 한 종목은 멀리뛰기인데, 모두 오늘이었다.

곧 멀리뛰기 시간이 다가오고, 유환은 눈을 비비며, 몰래 담배 피우는 곳을 찾아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유환...."

유환이 뒤를 돌아보니, 몇몇 여학생들이 있었는데, 평소에도 서로 몇 마디 하지 않았다.
봉투 하나를 그를 향해 열었다. 봉투가 너무 무거워서, 두 사람이 함께 들고 있었다.

"우리는 학급비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조금 사왔어"
 
여학생이 말했다.

"여기에 레드불도 있는데, 너 피곤한 거 같아서...한 병 마실래?"

유환은 눈꺼풀을 내리며 봉투 안을 훑어보았다.
비록 그는 평소에 반의 어떤 반 친구도 괴롭혀본 적이 없지만, 사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조금 겁내고 있었다.
이 상황을 보고, 그녀들은 서둘러 말했다.
 
"네가 마시고 싶지 않으면 됐어..."

그는 봉투 안에 손을 넣었다.
유환은 레드불 한 캔을 꺼내며 말했다.
 
"고마워."

유환은 레드불을 들고 입에 부었다. 주앙팡친이 뒤를 돌아섰을 때 그녀는 그가 대낮에 노골적으로 술을 마시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반 학생들은 모두 흩어져 앉아 있었고, 대부분은 다음 시간을 확인 하러 가거나 응원하러 갔다. 가끔 박수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7반의 좌석만 거의 꽉 찼고,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숙여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작년에 그들의 반은 학년에서 꼴찌였고, 이는 일찌감치 반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두가 흥미를 잃고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유환은 장원징의 우산을 들고 옆에 서서, 연단 지도자의 시야를 가리고, 벽에 기대어 핸드폰을 사용했다.

왕루안은 관람석에 앉아, 손에는 감자칩을 들고, 앉은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입을 다물지 않았다. 그는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 넌 왜 운동회 참가한 거야?"
 
그들 옆에는 주오관의 반 학생들이 앉아 있었는데 주오관과 왕루안은 7반 학생들처럼 함께 기대고 있었다.
 
"너희들이 여기 있는데, 나혼자 도망가는 게 무슨 소용이야? 너희들은 무슨 종목 나가?"

"유환은 멀리뛰기와 계주."
 
왕루안이 말했다.
 
"나는 삼 천 미터 달리기."
 
주오관이 말했디.
 
"너 미쳤어?"
 
"안 미쳤어. 쌤이 미쳤지."
 
왕루안이 말했다.
 
"됐어, 대충 뛸거야, 어차피 순위 차지할 생각 없어, 뛰는 것만으로도 이기는 거야."
 
"그럼 넌 삼천 미터를 달려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많이 먹는 거야?"
 
장원징은 여학생들 맨 뒷줄에 앉아 다리를 꼬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
 
"감자칩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어, 그러다 나중에 토한다."

"그럴 리가 없어, 내가 너한테 말하지 않았어? 내 위장은 강철이라고."

왕루안은 감자칩을 주변 사람들에게 건넸다.
 
"먹을래, 유환?"

유환은 하품을 했다.
 
"안 먹어."
 
그는 위챗 어플에서 미니 게임을 찾아 시간을 보냈는데, 한 번 놀아봤지만 뱀 게임보다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막 로그아웃을 했을 때, 위챗 친구 알림이 뜬 것을 발견했다.
그는 알림을 눌러 살펴보았다.
 
진경심은 2년 전 그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

그는 고개를 들어 힐끗 쳐다보니 과연 앞에 있는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하고 있었고, 그의 가늘고 깨끗한 목덜미가 드러났다.

유환의 게시물은 사실 별 내용은 없었다. 모두 무작정 올린 게시물이었고, 이미 올린 거라, 그도 다른 사람이 보든 안 보든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그는 진경심이 그의 앞에 앉아 그가 예전에 올린 게시물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왠지 모르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유환은 기분 나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진경심에게 함부로 보지 말라고 하려 했을 때, 한 남자가 그보다 먼저 진경심에게 말을 걸었다.
남자의 이름은 가오시, 7반 반장이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이제서야 그의 앞에 섰다.

가오시는 머뭇거리다 물었다.
 
"진경심, 혹시 시간 돼?"
 
진경심은 눈꺼풀을 치켜들며 말했다.
 
"응?"

"혹시 방송 대본 좀 써줄 수 있을까? 50자에서 100자, 칭찬 몇 마디만 하면 돼. 학교에서 각 반과 각 종목마다 방송 대본를 작성하라고 했는데, 현재 우리 반은 두 종목 대본이 부족하거든."

주앙팡친은 방금 전 그에게 이런 단체 활동을 통해서 새로 온 편입생이 반 학급에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반나절을 고민하다가 이런 방법을 찾아냈다.

진경심은 그의 손에 들린 공책을 흘끗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쓰고 싶지 않으면..."

"무슨 종목이 부족해?"
 
진경심이 물었다.

"포환던지기와 멀리뛰기!"
 
가오시는 잠시 생각하며 말했다. "하지만 멀리뛰기는 곧 시작 될 거라 시간 안에 못 할 것 같네. 아니면 이 종목은 내가 대충 대본 수정해서 제출하고, 넌 그냥 포환 던지기만...."

"종이 한 장 줘."
 
진경심이 말했다.
 
"멀리뛰기 쓸게."

가오시는 급히 종이와 펜을 건네주었고, 인터넷 보고 베껴도 된다고 말하려 했는데, 우등생이 종이를 받자마자 펜을 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와. 전교1등은 인터넷 보고 베끼는 건 신경도 안 쓰는 구나!

가오시는 호기심에 고개를 내밀었다.

"고2 7반 멀리뛰기 선수, 유환에게."

어? 이름까지 적을 필요는 없는데?

가오시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는데, 진경심이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쓰는 것을 보고, 다시 말을 삼키고 계속 지켜봤다.

"운동장에 있는 넌 마치 칼과 같아. 태양에 빛나는 멋진 검 한자루처럼."
 
가오시: "?"

어? 이걸 이렇게 쓴다고?

"넌 수많은 사람들 중, 이 학교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과도 같아."

가오시: "??"

"호루라기 소리에 넌 쏜살같이 뛰어올라 두꺼비처럼 날아오를거야. 날아오르는 호선이 내눈에는 밝게 빛나는 무지개와 같아."
 
가오시: "???"

"너의 투지에 존경하고, 너의 노력이 날 취하게 만들어. 마지막 결과가 어떻게 되든 넌 내 마음속에 가장 빛나는 장미야."
 
가오시: "......?"

가오시는 눈을 크게 뜨고 위아래를 반복해서 보았다. 이 대본을 무표정한 진경심이 쓴 것이라는 것을 그는 믿을 수 없었다.

"고2 7반 진경......"
 
가오시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우등생에게 안 써도 될 것같다고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획"하는 소리와 함께, 진경심의 손은 텅 비었고, 종이는 누군가에 의해 사라졌다.
그는 고개를 들고, 얼굴이 빨개진 사람과 마주했다.
 
어디 아픈가?

레드불의 효능이 너무 좋아서, 유환은 자신의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의 초안 대본은 그의 손에 구겨졌고, 그는 가오시에게 말했다.
 
"쟤 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이래? 누가 쟤보고 쓰래?"

가오시가 말했다.
 
"1, 110점이잖아."

비록 진경심의 다른 과목과 비교하면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단독으로 보면 중상위 수준이었다.
 
유환은 더 이상 그를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숙여 그를 쳐다봤다.
진경심은 그보다 낮은 곳에 앉아 있었고, 그는 턱을 들어 차분한 얼굴로 유환을 바라보는데, 한 대 맞을 거 같았다.

유환은 종이를 찢어서 그의 입에 집어넣을지, 아니면 삼키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앞에서 주앙팡친의 소리가 들려왔다.

"유환,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주앙팡친은 시계를 흘끗 보고 말했다.
 
"빨리 내려와서 검사하러 가! 멀리뛰기 곧 시작할거야!"

유환은 목이 막혔다.
 
"알아들었으면 내려와. 왜 아직도 거기 서 있어?"
 
주앙팡친은 그를 붙잡았다.
 
"가오시, 재 도중에 도망가지 않도록 같이 가서 검사하러 가."

"......"

가오시는 자신이 좀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그는 유환이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는 것을 보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상대방이 다리를 들어 내려왔다.

진경심의 곁을 지나갈 때, 유환은 발끝으로 진경심의 책가방을 걷어차며,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
 
"다시는 그런 더러운 대본 쓸 생각도 하지 마."

진경심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펜을 비틀었다. 그는 막 무슨 말을 하려던 참에 상대방은 이미 계단을 내려갔고, 유환은 빠르고 작은 목소리로 한 마디 했다.

"......내 게시물 뒤지는 것도 안 돼."
 
...
 
유환은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는데, 옆에 있던 가오시가 갑자기 그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유환, 우리 반 운 나쁜 거 같아, 저기 키크고 다리 긴 남자애들도 있고 운동선수도 있잖아. 우리 이번에 안 될 것 같아."
 
가오시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지만 괜찮아, 참여 한다는 게 중요한 거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

대열에서 가장 키가 크고 다리도 가장 긴 유환이 말했다.
 
"넌 왜 아직도 안 가?"

"아, 나 안 바빠. 이것만 하고 갈게."
 
가오시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너 전에 체육대회 참가안 했잖아. 네가 종목 뛰고 나서 등록 하는 것을 깜박할까봐 걱정돼서."

또 등록해야 해?

유환이 말했다.
 
"알아서 해."

방송에서 남자 삼천 미터 달리기 대본이 울려 퍼졌고, 가오시는 삼천 미터 출발선을 끝을 흘끗 보고, 유환이 멀리뛰는 것을 보고 나서 그는 삼천 미터 달리는 학생들에게 물을 가져다 줄까 생각했다.
 
그런데 누군가 그의 옷을 잡았다.

"잠깐만."
 
유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작년에 체육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가오시는 깜짝 놀랐다.
 
"어? 응, 응."

유환은 그를 2초 동안 쳐다보며 생각했다.
 
"내가 운동장에도 나오지 않았다는 거지."

망했다. 설마 전에 체육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것에 죄책감을 갖는 건 아니겠지?

가오시가 말했다.
 
"응, 하지만 분명 너도 일이 있어서 늦었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어..."

그의 마음이 고조될 때, 옷이 느슨해 지는 것을 느꼈고, 유환은 그를 놓아주고, 조용히 몸을 돌렸다.

가오시는 한숨을 내쉬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환이 서명까지 하고 나서야, 가오시는 그를 몰래 한 번 쳐다봤다."

유환의 안색은 매우 어두웠고, 그의 눈꺼풀은 힘껏 당겨져, 조금 무서웠다.

진경심이 그때 뭐라고 말했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나를 지켜봤다.

체육대회 때 내 종목도 봤다.

고1 체육대회 때 나는 학교 벽을 넘어 피시방에 갔는데, 진경심은 어떤 종목을 본 거지? e스포츠?

젠장, 진경심이 날 가지고 놀았어.

가오시는 한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다른 반의 선수들은 점프하기 전에 환호를 받았다. 그의 반 학생들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유환의 차례가 되고, 가오시는 입을 열려고 하자마자, 그는 이미 빠르게 뛰어 출발했고, 높이 뛰어올라, 키가 큰 몸매가 공중에 예쁜 호선을 그렸다.

가오시는 갑자기 진경심이 아까 쓴 대본이 사실 쓸데 없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과을 등록하고 나서, 가오시는 한참을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유환, 너, 너 2등으로 뛰었어? 그 운동부보다 조금 뒤쳐진 거야? 대단하다, 전에 연습해 본 적 있어? 난 네가......"
 
"선생님들 종목 시합 몇 시야?"
 
유환이 끼어들었다.

"학교 체육대회에도 교사 종목이 있지만, 많지도 않고, 반 점수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가오시: "11시에 릴레이가 있었던 거 같은데, 왜 그래?"

"별로."

시간 보고 사람 때리려고.

돌아가는 길에, 유환은 계속 진경심의 어디를 때려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얼굴이지, 얼굴을 때려야 해.
 
진경심이 용서를 빌면 뭐라고 말하지?

생각도 안 해봤는데.

진경심이 울까?

울어야지, 콧물이 뻘뻘 흐르도록 우는 게 제일 좋겠네. 그리고 사진을 찍고, 사진은 러브레터랑 같이 학교 게시판에 붙여놔야겠어.

유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활주로 밖을 걸었고, 마음속으로 그는 이미 진경심을 열 번이나 때렸다. 그리고 그는 어느 심판 지점을 지나갈 때, 갑자기 팔을 붙잡혀 옆에 있는 관중들 사이로 끌려갔다.
그는 고개를 돌려 장원징의 눈과 마주했다.

장원징은 깜짝 놀랐다.
 
"야, 너 표정 왜 이렇게 사나워? 잘 안됐어?"

"말이 돼?"
 
유환이 말했다.
 
"손 놔."
 
장원징은 놓지 않았다.
 
"어디 가?"

"돌아갈거야."
 
"안 돼, 같은 반 친구나 응원하자."

유환은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이 지나서야 지금이 남자 삼천 미터 종목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몇 바퀴째야?"
 
그는 가만히 서서 물었다.

장원징이 말했다.
 
"벌써 7바퀴야. 곧 끝나."

유환은 뒤처져 반쯤 죽도록 뛰는 사람들을 살펴봤지만, 사람을 찾지 못했다.

"왕루안은 어딨어?"
 
"그야."
 
장원징은 조용히 비웃으며 말했다.
 
"교무동에 쪼그리고 앉아 있어."
 
"?"

"그 바보가 너무 많이 먹어서, 검사 받자마자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소리치고, 화장실로 달려갔어......그래서 우등생이 도와줬어."

유환은 몇 초 동안 멍하니 잇다가 물었다.
 
"누구라고?"
 
"우등생, 진경심."
 
장원징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어때?"

유환도 바라보았다.
진경심은 키가 크고 마른 체형으로, 그는 교복을 입고, 체육복을 입은 사람들 옆에 뜬금없이 모여 있었다.

사백 미터를 달려도 숨이 차는 사람이 무려 삼천 미터 종목에 참가한다고??

유환이 말했다.
 
"쟤 한 바퀴 뒤쳐져 있는 거야?"

"말이 돼?"
 
장원징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전교1등이 평소에 본색을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운동부 학생하고 상위 3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
 
유환이 반응하기 전에 장원징은 반 친구들한테 소리쳤다.
 
"왔다, 왔다! 전력 질주해! 빨리! 소리쳐!"

"우등생, 화이팅!!"

"우등생 최고! 달려!!”

"우등생 돌진해! 앞에 작은 눈 제쳐!!!"
 
장원징이 소리쳤다.

유환은 그들의 시끄러운 소리 속에서, 진경심이 온 힘을 다해 뛰어, 2등으로  삼천미터 결승선을 돌파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좀 더 세게 가속하여 진경심은 몇 걸음 더 뛰고 나서야 멈췄다.
그는 안정적으로 서 있었고, 멈춘 후 허리를 살짝 굽히고, 고개를 기울여, 옆에 있는 심판이 결과를 보고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진경심은 땀을 조금 흘렸고, 몸에 있는 교복은 달리는 과정에서 많이 흐트러지고, 머리카락도 약간 헝클어졌다. 그의 몸은 지저분해졌고, 그의 평소 진지한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차분했고, 잘생긴 얼굴은 긴장한 모습으로, 그의 옆에 지쳐 있는 남학생들 사이에서 돋보였다.

심판은 그에게 숫자를 말하자, 진경심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남학생들 처럼, 옷자락을 잡고 자신의 턱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꽉 조인 허리와 복부가 눈에 띄었다.

"아아아아아! 2등! 어때? 결과 등록 다 끝났어? 물 가져다 줘도 될까?"

장원징의 비명소리에 유환은 정신을 차렸다.

진경심도 이쪽의 움직임을 듣고,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유환은 심장이 뛰어,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
 
"나 간다."

막 삼천 미터를 달린 사람과 싸우면, 이겨도 이긴 게 아니잖아.

기다려, 내일은 꼭 때릴거야.

그런데 왜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지? 심지어 이렇게 많은 운동부 학생들 사이에서 2등을 차지 했어.

설마 단거리보다 장거리를 더 잘하는 편인가?
 
아니면 그냥 허세를 부리려고? 됐어, 어차피 저런 체격이면 2분 안에 바닥에 쓰러지겠지.

그런데 누군가 뒤에서 그의 팔을 붙잡았고, 유환은 반응하기도 전에 강제로 돌아섰다.
진경심의 검은 눈동자를 마주하고, 유환은 약간 놀랐다.
 
"너 뭐야?"
 
진경심은 몸을 비틀거리며, 곧장 그를 향해 몸을 기댔다.
유환은 깜짝 놀랬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사람을 붙잡았다.
그보다 키가 큰 사람이 그의 위로 넘어졌고,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댔다. 그는 진경심의 뜨거운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미안."
 
그의 몸에 닿은 사람의 숨결은 뜨거웠고, 곧 쓰러질 거 같은 허약한 목소리로 그의 귓가에 말했다.
 
"못 버티겠어."